막강 타선에 두꺼운 선발진 구축..PS 이상 노리는 팀으로 변모
젊고 몸값 높은 투수들로 원투펀치 가능..류현진도 비중과 위치 알 수 없어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선발 마운드의 높이를 더했다.
토론토는 14일(한국시각) “기쿠치 유세이(31)와 3년 총액 3600만 달러(약 445억원) FA 계약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토론토는 한국과 일본 출신의 최정상급 좌완 투수를 보유한 팀이 됐다.
기쿠치는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9시즌 73승47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고,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3시즌 15승 24패 평균자책점 4.97의 성적을 남긴 좌완 투수다.
빅리거 꿈을 이룬 첫 시즌에는 6승11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부진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치른 2020시즌에도 2승4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다. 지난해는 전반기에만 6승을 달성하고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앞선 2시즌 보다 나아진 투구와 성적을 거뒀다. 올스타 휴식 이후 후반기 평균자책점 5.98로 무너진 점은 마음에 걸린다.
류현진 외 우완 일색인 선발진에 기쿠치는 나쁘지 않은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쿠치도 선발 로테이션 ‘무혈입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토론토의 선발진 무게는 묵직하다.
좌완 로비 레이, 스티브 매츠가 이적했지만 마운드의 높이는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보강이 잘됐다. 류현진을 포함한 선발 로테이션에서 상위로 분류되는 3명의 투수 몸값만 계산해도 3억 달러를 초과한다.
5년 1억10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케빈 가우스먼(64승)이 2022시즌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한 호세 베리오스(60승)는 토론토와 7년 1억 31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통산 73승을 수확한 류현진도 1~2선발 자리를 놓고 경합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성공적으로 데뷔한 유망주 알렉 마노아가 버티고 있고, 또 다른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을 비롯해 로스 스트리플링, 토머스 해치 등 선발 자원이 풍부하다. 기쿠치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앞서 거론했듯 류현진도 1~2선발을 놓고 경합해야 하는 위치다.
지난해 14승을 거뒀지만 데뷔 첫 두 자릿수 패배(10패)를 당한 류현진은 부상으로 한 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4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으로 실망을 안겼다. 류현진 보다 몸값이 높고 젊은 투수들이 버티고 있는 만큼 지난 시즌처럼 기복이 심하다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처음 팀에 합류했던 지난 2020시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지난해에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토론토는 당장 포스트시즌 그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윈나우의 팀이 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 강력한 타선을 구축한 토론토는 기나긴 리빌딩은 끝났다. 당장의 성적 앞에서 특정 선수를 배려하고 신뢰를 보내며 기다려 줄 여유가 없는 팀이 됐다. 류현진이든 누구든 시범경기 때부터 강력한 투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