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변경·사외이사 추천 무산…사측 안건은 모두 통과
대한항공도 전 안건 의결…30분만에 마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측이 완승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제안한 정관변경과 추천한 사외이사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제 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총은 1시간 40분만인 10시40분에 종료됐다.
이번 주총은 KCGI의 주주제안이 이뤄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KCGI는 한진그룹에서 남매간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지난 2020년 주총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함께 ‘3자 연합’을 결성, 조원태 회장 해임을 시도했다.
당시 주총에서 이뤄진 표 대결에서 패배해 시도는 무산됐다. 이번에 다시 주주제안을 하면서 2년만에 표 대결 재현을 예고했다.
하지만 올해도 조 회장의 완승으로 귀결됐다. 사측이 상정한 안건은 모두 의결된 반면 KCGI의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류경표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은 79.9%의 찬성으로 무난히 통과했다. 류 대표는 지난 1월 노삼석 사장과 ㈜한진 공동대표로 있다가 사장 승진과 함께 한진칼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또 회사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주인기·주순식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사외이사로 선임 예정이었던 신성환 사외이사 후보자는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사퇴해 안건이 삭제됐다.
사외이사 최방길·한재준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79%의 찬성으로 무난히 가결됐다.
반면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가 주주제안으로 상정한 전자투표 도입(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과 이사의 자격 강화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은 부결됐다.
정관변경 안건은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았지만 정관 변경 건은 특별 결의 사항이어서 통과되지 못했다. 특별 결의 사항이 적용되는 안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찬성 주식 수가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수 3분의 1이상 돼야 한다.
또 그레이스홀딩스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사외이사 서윤석 선임 안건도 부결됐다.
이와함께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모두 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위임장 제출을 포함 총 142명의 주주가 출석했고 참여 주식수는 5871만193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6726만9123주)의 87.28%였다.
대한항공도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개최된 ‘제 6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모든 상정된 안건들을 의결했다.
제 60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박남규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3개의 안건이 모두 주주 동의 후 다수의 제청으로 가결됐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총은 30여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주총 현장에는 약 50여명이 참석했고 위임장 제출을 포함하면 주주 61명이 참여했다. 참여한 주식 수는 1억9391만671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3억4893만1574주)의 55.5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