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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권력 갈등 고조시키는 靑…"인수위, 대우조선 브리핑 사과하라"


입력 2022.04.01 10:16 수정 2022.04.01 10:1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발목잡기' 비판 부담에도 분노 표출…"모욕적 브리핑"

"인사 관여한 것처럼 전제…文-尹 회동 찬물 끼얹어"

野 "새정부 출범 협조 약속하더니 뒤에서는 모욕 유감"

광화문 광장에서 바라본 청와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와대는 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 선임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며 "몰염치한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한 데 대해 "모욕당하는 느낌이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만남으로 봉합되는 듯했던 양측의 갈등이 해당 문제로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인 가운데 청와대의 입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의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 관련 브리핑에 대해 "마치 저희가 그것(인사)에 관여한 것처럼 전제하고 의심하고, 그것을 몰염치라는 극단적인 언어를 써서 사실상 모욕적인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원 수석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로 문 대통령의 동생의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 대표가 선출된 것을 '알박기 인사'로 규정하면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현 정부를 겨냥해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5년 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 입장을 내고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이런 민간기업에 대해서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그리고 거꾸로 저희가 생각할 때는, 그러면 인수위는 이런 민간기업에까지 청와대나 정부의 인사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분께서 회동을 하신 그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아주 좋은 업무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이렇게 찬물을 끼얹는 브리핑을 하셨으면, 그리고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고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저는 (인수위 측에서)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당선인과 대통령께서 회동을 하셔서 좋은 분위기 속에 인수인계를 하자는 합의가 있는데 이렇게 해놓으시면 어떻게 하느냐"며 "전혀 사실이 아닌 브리핑을 하셨기 때문에 (인수위 측에서) 결자해지하고 이 부분은 정말 거둬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연일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인수위 측에 사과까지 요구하면서, 신구 권력 협치에 험로가 예상된다. 청와대와 인수위 측에서 각각 이철희 정무수석, 장제원 비서실장이 실무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 인사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갈등이 협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국민의힘도 청와대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다"며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새정부 출범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해놓고 뒤에서는 인수위를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행태를 보인 청와대에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가 상호 영향을 줄 정도에 그런 정도까지는 안갔다"며 "장 비서실장이 이 수석과 편안하게 신뢰감을 갖고 소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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