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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더 뛴다”...15년來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


입력 2022.05.26 09:53 수정 2022.05.26 09:54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이창용 첫 금통위 1.50% → 1.75%

고물가・美 빅스텝에 추가 인상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c)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물가 위기에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하며 '인플레 파이터' 행보를 이어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1.50%에서 1.75%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이창용 총재 취임에 앞서 열린 회의에서도 참석인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p 높였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가운데 94%가 0.25%p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은 전망한 응답자는 6.0%에 그쳤다.


한은의 이례적인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역대급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속 상승하며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4.8%까지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이달에는 5%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높은 것도 문제다.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9년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 경제 펀더멘탈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수요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3.0%에서 2.7%로 낮아졌지만 잠재성장률(2.0%)을 웃도는 수준이다. 물가 위기가 더 심각하다는 판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인상)도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다. 연준은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단행,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더 나아가 연내 2~3차례의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p에서 0.50∼0.75%p로 줄었는데 미국이 두 번 이상 빅스텝을 시행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인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 이탈, 원화 가치 하락에 의한 물가 상승 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은 한은이 2~3차례 추가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2.25% 이상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JP모건과 대신증권은 연말 기준금리를 2.5%까지도 보고 있다. 앞으로 남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7월 13일, 8월 25일, 10월 12일, 11월 24일 4차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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