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서 울릉도까지 1시간”…4년 후 개항 앞둔 울릉공항 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2.06.12 11:01  수정 2022.06.12 10:58

울릉공항 건설 순항…올해 말 32% 공정률 목표

국내 최대 규모 케이슨 투입…국내 최초·최대 해상매립 공항

2035년 연간 94만명, 2050년 연간 111만명 여객수 예상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에 승선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서울역에서 포항역까지 KTX(고속열차)로 2시간 반, 또 포항역에서 배를 타기 위해 포항여객선터미널까지 30분, 이후 배에 승선하고 울릉도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시간이 넉넉잡아 4시간. 장장 7시간이 걸려서야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다.


이마저도 파도가 거세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육지로 오고 가는 뱃길은 모두 끊긴다. 울릉도는 그래서 고립된 외로운 섬, 신비의 섬으로 불렸다.


하지만 4년 뒤부터 울릉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라 불리지 않을 것 같다. 현재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지만, 2026년 운항을 개시하는 울릉공항을 통해 1시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로 37.9m, 세로 32.0m, 높이 27.5m 규모인 이 케이슨은 오는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건설공사 활주로 기초용으로 사용된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울릉공항, 국내 최대 규모의 케이슨 30함 투입 예정


지난 8일 포항역에서 차로 20분 달려 도착한 포항 영일만항에는 거대한 케이슨(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 현장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슨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해상 구조물로 1함의 최대 규모가 아파트 12층, 3개동 규모로 중량은 약 1만6000톤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케이슨 규모가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흡사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불케 했다.


가로 37.9m, 세로 32.0m, 높이 27.5m 규모인 이 케이슨은 오는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건설공사 활주로 기초용으로 사용된다.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케이슨 규모가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흡사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불케 한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케이슨 규모가 큰 만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제작 진행이 이뤄지는데 이는 기찻길처럼 생긴 6개의 레일을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 케이슨 이동 장치(IP-CCV)는 유압장치를 통해 분당 15~20cm 이동해 한 단계당 총 4시간30분~5시간이 소요되며, 제작을 모두 마친 케이슨은 해안으로 보내지게 된다.


울릉공항 건설에는 총 30함의 케이슨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곳 포항에서 제작된 케이슨은 물을 채워 바닥까지 내려갔다, 띄울 수 있는 대형 FD선(플로팅도크)을 통해 울릉공항 건설현장으로 해상 운반되며 1개 함에 52시간의 운송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케이슨 진수와 인양은 5일간의 양호한 해상기상에만 가능하다.


울릉공항 공사를 맡은 지석용 DL이앤씨 본부장은 “케이슨 공법은 주로 항만공사에 적용하는 공법이나, 이번 울릉공항에 공항건설 최초로 도입하는 공법이다. 케이슨 규모도 국내 최대 규모로 도입된다”며 “지난달 말 현재까지 4함을 제작 완료했고, 현재 3함을 제작 중으로 연말까지 15함을 제작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슨 규모가 큰 만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제작 진행이 이뤄지는데 이는 기찻길처럼 생긴 6개의 레일을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매립 공항…2025년 하반기 완공·2026년 상반기 개항


울릉공항은 국내 최초로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건설한다. 평균수심이 23m(최대 31m), 성토 높이 평균 46m(최고 54m)로 현재까지 건설된 국내공항 중 최대 규모의 해양매립공사다. 여기에서 케이슨은 바다 속에서 수면으로 구축물을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활주로가 만들어질 바다를 바라보니 3주전 거치된 케이슨이 수면 위 4m 솟아올라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보인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다음날 울릉도를 찾아 방문한 울릉공항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수면 위로는 조용한 건설 현장 같지만, 그 아래로는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현재 공항이 건설 중인 울릉 사동항 동방파제를 따라 바다 속에서는 평평하게 기반을 다지고 있다. 기반을 다지고 그 위에 다음 케이슨을 설치하게 된다.


활주로가 만들어질 바다를 바라보니 3주전 거치된 케이슨이 수면 위 4m 솟아올라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오는 20일부터는 활주로가 될 바다를 메우기 위한 토사 확보를 위해 울릉읍 사동리와 서면 남양리(통구미) 경계선 가두봉(해발 194m) 절취를 위한 작업도 예정돼 있다.


이날은 울릉읍 사동리와 서면 통구미간 터널이 개통되는 날이기도 하다. 사동리 가두봉을 절취하면 해안을 따라 개설된 섬 일주도로가 편입되기 때문에 우회도로를 건설해 낙석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 이 우회터널은 공항 개항 후 공항진입로로 활용될 계획이다.


5월말 현재 공사가 20% 완성됐으며, 올해 말 32% 공정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5년 하반기에 완공돼 시범운항을 거쳐 2026년 상반기에 개항 예정이다. 이후 소형공항 중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객수가 최대 규모인 공항으로 거듭난다.


울릉공항은 국내 최초로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건설한다. ⓒ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주종완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해외 도서 소형공항은 연간 100만명 이상 수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울릉공항은 2035년에는 연간 94만명, 2050년 연간 111만명까지 항공교통에 따른 여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전국을 1시간대로 접근이 가능하다”며 “해상교통에서 항공교통으로 전환돼 신규 또는 재방문객이 증가해 관광객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함은 물론, 울릉 지역민들의 응급환자 긴급수송, 독도 수호 등의 상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