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테이프로 진행하던 솔로 활동, 정식 앨범으로 전환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당분간 개인별 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15일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레이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BANGTANTV)의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단체 활동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멤버들은 지난 9년간 겪은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의 배경으로는 팀 활동에 매몰돼 돌아보지 못한 ‘개인의 성장’을 꼽았다. RM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덧붙였다.
RM은 또 “우리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지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면서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 버리는 것 같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의 활동 변화로 그동안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로 진행했던 솔로 음악 활동을 정식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 첫 번째 주자는 제이홉이 될 것으로 보인다. RM은 “믹스테이프라고 했던 콘텐츠를 이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제이홉의 콘텐츠부터는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RM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