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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 밀리고, 은행사에도 치이고…시름 깊어진 중소 알뜰폰


입력 2022.07.01 06:00 수정 2022.06.30 19:00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금산분리 완화시 금융권 알뜰폰 진출 가능성↑

"거대 자본 투입 시 중소 알뜰폰 사업자 무너져"

알뜰폰사업 성장·활성화 위해 제도 보완 필요

서울 종로구 서대문역 인근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데일리안DB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 인프라와 견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닌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에 이어 자본력을 앞세운 은행사들의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 업체로 구성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덤핑 수준의 경품과 저렴한 요금제 출시가 많은 중소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산분리' 원칙 완화를 검토 중이다.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KB국민은행에 이어 다른 은행사들도 알뜰폰 진출을 할 수 있게된다.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소 업체들의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은 시장에 진출한 2019년 10월 이후 원가보다 낮은 요금제를 통해 알뜬폰 시장을 장악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리브엠은 KB국민은행 계좌나 카드를 연계해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일정 수준의 조건을 충족하면 LTE와 5G요금제는 정상가보다 절반 이하로 내려간다. 리브엠 LTE 요금제 중 가장 비싼 '든든 무제한11GB+(신)'의 경우 기본 3만3000원에서 2만4800원까지 떨어진다.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는 4만원 후반대에서 2만원 초중반으로까지 내려간다.


반면 중소 알뜰폰 업체의 LTE요금제는 3만원 초중반대에 형성돼있다. 5G요금제는 2만원대에서 7만원대 사이로 구성된다. 서비스 품질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다윗과 골리앗'구조가 될 것"이라면서 "브랜드 이미지나 AS서비스, 혜택 제공 여부 등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밀리는 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실제 리브엠은 올해 상반기 알뜰폰 이용자 만족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브랜드 이미지, 프로모션∙이벤트, 부가서비스∙혜택 등의 항목에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에게서 크게 앞섰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리브엠의 만족도는 78%다. 프리티(69%)와 U+알뜰모바일(67%)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KT 엠모바일(64%), 세븐모바일(63%), 헬로모바일(60%), A모바일(54%)가 뒤를 이었다.


리브엠이 높은 품질의 고객센터와 자본력을 지닌 통신3사 자회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을 감안했을때,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요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예측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정부에 제도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 24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금융기관의 알뜰폰사업 진출을 반대한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알뜰폰사업 지속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 보완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의 알뜰폰사업 진출은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 38조' 개정 및 보완, 전기통신사업법 부칙 제2조 '도매제공의무' 폐지를 요구했다.


협회 측은 "이동통신사업자(도매제공의무사업자)의 도매제공의무가 법에서 정한 기간이 지나면 없어지도록 일몰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알뜰폰사업자의 장기적인 투자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알뜰폰사업의 존립 자체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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