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 계열사 사장단 총출동 '득표활동' 나서
현대차그룹, 캐스팅보트 쥔 중남미 집중 공략
LG전자 140개 해외법인 네트워크 총동원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가 한마음으로 뭉쳐 총력전에 나선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으며 “기업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한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실행에 나선 것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은 각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한 지원 활동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중남미 주요국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을 현대차 브랜드 체험관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으로 초청해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로서 부산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엑스포 유치전이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 양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중남미 국가들은 아직 지지국가를 정하지 않아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된다.
마침 외교부와 부산시가 공동 개최한 ‘2022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을 위해 지난 5일부터 이틀간 부산을 방문 중인 중남미 10여개국 정부 고위인사들을 현대차그룹이 초청해 집중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을 찾은 중남미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2030 부산엑스포가 지향하는 미래 및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남미 인사들에게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 중인 부산과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미래지향성을 부각시키고 부산의 경쟁 우위점과 비전을 적극 설파하는 등 부산이 2030 엑스포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각국의 지지를 당부했다.
공영운 현대차그룹 사장은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부산이야말로 2030세계 박람회를 통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전담 TF를 꾸린 이래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6월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개최된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국2차 경쟁 설명회(PT)에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구원이 대표 연사로 참석했으며, 현대차‧기아 파리 현지 판매 거점을 활용한 홍보 영상 노출 및 랩핑 차량 홍보 등 실질적인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LG전자도 이날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이 직접 이끄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FT를 중심으로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 활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전자의 해외지역대표, 해외법인관리담당, 글로벌마케팅센터, 한국영업본부, 홍보‧대외협력센터 조직으로 구성된 TF를 중심으로 약 140개 해외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지와 홍보 활동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의 C레벨 및 사업본부장 등 최고경영진은 해외 출장 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활동을 전개한다. 또 각국 브랜드샵에 전시된 TV를 통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영상을 송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연초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 유수의 국제도시 한복판에 있는 회사 전광판에 부산의 아름다운 이미지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영상을 상영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6월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의 LG베스트샵 매장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하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설치했으며, LG베스트샵 매장 내 TV에서 유치 홍보영상을 송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모든 관계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5일 한종희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이 ‘득표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2030년 엑스포에서 6G,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첨단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IT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부산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카르멘 모레노 토스카노 외교차관 등 멕시코 외교사절단이 삼성전자 수원 본사 디지털시티에 초청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을 관람하고 삼성전자 경영진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 삼성전자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2022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을 계기로 방한한 중남미 10여개국 고위 관계자들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인용 사장의 경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 집행위원을 맡아 더 적극적으로 득표 활동에 나서고 있다. 내달 중순 피지에서 열리는 ‘퍼시픽 아일랜드 포럼(PIF) 정상회의’를 찾아 참가국들을 상대로 내년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부산의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주요 백화점의 삼성 매장 등 총 23곳에서 매장 안팎의 전시물과 사이니지 영상 등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등 국내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국내외 매체를 통해 진행하는 제품 및 브랜드 광고와 옥외 광고 등에도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21~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참가국들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벌였다.
최 회장은 BIE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지원하는 한편, 총회를 전후해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활동을 진행했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 역시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부산엑스포 TF를 설치하고 그룹 차원에서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30 엑스포 유치전은 여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지명도와 네트워크, 기업인 개개인의 인맥을 총동원한다면 부산이 승리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