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두둔 '이사람', 친명 거리두자 '조용'…곽상언 소신 맞았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3.22 06:00  수정 2026.03.22 06:00

합당·공소취소 거래 논란 촉발한

유튜버에 휘둘리는 거대 민주당

"특정 채널에 정당 복속 안 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 ⓒ뉴시스

지난해 9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의 상왕'으로 일컫는 유튜버 김어준 씨를 경계해야 한다며 소신 발언을 한 지 반 년, 최근 김 씨 방송에서 불거진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으로 그에 대한 친명(친이재명)계의 거리두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곽상언 의원의 지적에 김 씨를 두둔하며 "자존감 좀 가지라"고 힐난한 강성 최민희 의원은 잠잠한 모양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안팎에서 김 씨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김 씨 방송에 출연해 정치 후원금 모금을 비롯해 김 씨의 '지시'대로 큰절까지 하며 홍보 효과를 누린 의원들도 '김어준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당 내부에선 '김어준 손절론' '관계를 재정립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같은 파장을 가장 먼저 예상해 소신 발언을 내놓은 인물은 곽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정교(政敎)는 분리(分離)되며, 종교(宗敎)는 정치(政治)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만일 이러한 유튜브 방송이 '유튜브 권력자'라면 나는 그분들께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이에 최 의원이 공개 반발하고 나섰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1등에는 다 이유가 있다. 겸뉴공(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223만 구독의 집단지성은 왜 외면하고 비난부터 하느냐" "제도언론 기자들, 부화뇌동 국회의원 자존감 좀 가지시라. TBS에서 강제 퇴출된 김어준 진행자 뭐가 겁나 떼거리로 이러느냐"라고 했다. 김 씨를 두둔하며 곽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최근 김 씨 방송에서 민주당을 뒤흔드는 일련의 논란들이 발발하며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양새다. 우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를 두고 '김어준 기획설'이 불거진 게 반감의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합당설을 놓고 김 씨의 기획설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급속 확산됐다.


이에 곽 의원은 페이스북에 "합당은 특정 정치 유튜브 그늘에 복속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고,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정 유튜브를 중심으로 특정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합당이 필요하단 얘기가 나온다"라며 김 씨의 기획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당시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씨를 언론인으로 봐야 하느냐, 일개 유튜버로 봐야하느냐. 애매한 위치에서 당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엔 이재명 대통령 사건들에 대한 '공소취소 거래설'이 김 씨의 방송에서 제기된 뒤, 당내 비판이 어느 때보다 거센 상황이다. 지난 10일 MBC 기자였던 장인수 씨가 김 씨 유튜브 방송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관계자가 검찰에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청했다'는 취지를 '단독보도'라고 주장했고, 김 씨는 장 씨에게 "특종"이라고 했다.


해당 방송 이후 민주당에선 김 씨가 사전에 사실관계 확인 여부를 떠나 이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 언론 및 유튜브, 소셜미디어 고발·감시를 담당하는 국민소통위원회는 김 씨가 아닌 장 씨를 고발했다.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 민주당 일각에선 김 씨에 대한 공개 보이콧 선언까지 이어지며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김 씨는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반발했고, 민주당이 자신을 고발할 경우 '무고'로 맞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현 의원을 비롯한 당 소통위원회는 아직 김 씨에 대해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최 의원과 '아삼육' 관계로 일컫는다.


나아가 정청래 대표가 직접 김 씨 방송에 출연해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언급 중 "이심정심(李心鄭心), 이재명의 마음이 곧 정청래의 마음"이라고 주장했지만, 공소취소 거래설과 관련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에 친명계에선 "정 대표가 김어준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김 씨발(發) 논란에 정 대표를 비롯해 그를 두둔하던 최 의원 등은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최근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시사쇼'에서 "그 유튜브 채널은 언론이라는 이름을 쓰고, 뉴스라는 이름을 쓰고 언론 권력만 행사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향력만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 유튜브 정치권력을 처음 비판하니까 어떤 국회의원이 '영향력 있는 채널에 나가서 정치권의 동향을 알리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고 하던데, 그 특정한 정치 채널에 공적인 정당이 복속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한 것"이라며 "한 정치 (유튜브) 채널이 민주당 전체를 흔들고 대통령실을 흔들었다는 것, 그런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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