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朴·姜, 셀프공천·공천학살 거론하며 李 압박
李 "계양을 출마, 의견 냈지만 당이 공식 요청
공관위원장 임명, 일방적으로 안해…역량 우선"
박용진·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9일 '인천 계양을 셀프 공천', '공천 학살', '이재용 사면 말 바꾸기' 등을 거론하며 선거 초반부터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거세게 압박했다.
강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MBC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이 후보에게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22대 총선 공천에서) 반대 세력을 배제할 것이라는 엄청난 공포가 당내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미 시스템 공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여의도에서 오래 활동하지 않고, 지방행정을 주로 했던 사람이라 이질감 때문에 그럴 것"이라며 "시·도정을 하며 성과를 낸 과정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억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해서 성과를 낸 게 아니다"며 "역량이 있다면 저쪽 사람도 써야 하고, (또) 이를 실천했기 때문에 성과를 냈고, 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됐을 때) 공천관리위원장을 가장 (사이가) 먼 사람으로 임명할 생각이 있느냐"는 강 후보의 질문엔 "어떤 인사든 제가 일방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며 "당에는 최고위원회의도 존재하고 당의 여론과 국민의 시선도 있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이고 역량 있는, 선거에 도움이 될 사람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李, 셀프 공천 사실상 인정…"계양을 출마 필요하다 생각해 의견 냈다"
박 후보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셀프 공천' 논란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이 후보를 난타했다.
이 후보는 "당의 요청이 아니라 셀프 요청이었다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이 있다"는 박 후보의 질문에 "제가 의견을 냈다"면서도 "당이 선거대책위원장 문제를 포함해 공식적으로 (계양을 출마를) 요청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박 후보의 "민주연구원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계양을 공천이 (지방선거) 패배 원인 중 1번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 어떤 해명을 하거나 사과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지적엔 "상대 당 대통령이 취임한 후 곧바로 치러지는 선거는 결과가 매우 나쁘다는 것은 예측된 것"이라며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게 혁신하는 게 (저의) 책임지는 방식"이라며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고, 이 판단이 옳은지 여부는 당원과 국민이 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어느 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 책임을 이런 식으로 회피한 적은 없다"며 "미안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한마디 듣기가 이렇게 어렵나"라고 꼬집었다.
李, 朴 '이재용 사면 말 바꾸기' 지적에 "여론 달라지면 판단 달라져야"
박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을 두고서도 이 후보와 충돌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예전에는 절대 사면 불가 대상으로 못 박자고 했는데, 지금은 '여론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한다. 너무 흔들린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압도적 다수 국민이 사면을 찬성하는 상황에선 과거 압도적 다수 국민이 (사면을) 원치 않을 때의 판단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