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소비회복으로 개선
하반기 글로벌 경기둔화 불가피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했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하반기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 초반까지 크게 올렸다.
25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6%로 내년 성장률도 2.4%에서 2.1%로 내렸다. 이는 무역수지 악화와 설비·건설투자 하락, 민간소비 부진 영향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3%, 한국경제연구원은 2.4%를 제시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는 소득여건 개선과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자본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건설자재 가격 상승세 둔화,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며 상품수출은 중국, 미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보다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올해와 내년 중 내수 기여도는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플러스를 나타내겠지만 수출 기여도는 지난해에 비해 상당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취업자 수는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경기 회복세 둔화 등으로 증가폭은 점차 축소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각각 53만명, 10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5%에서 5.2%로 상향했다. 지난 5월 26일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한지 3개월 만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7%로 높였다. 이는 3년 연속 물가목표치(2.0%)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압력 지속,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5월 전망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물가흐름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도 외식 등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지난 전망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개월여 간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한 영향으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향후 국제에너지가격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점, 그리고 근원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5~6%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올해 중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서비스 호조에도 불구하고 방역조치가 완화된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본원소득수지는 글로벌 경기둔화 및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축소로 투자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흑자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중 각각 370억 달러, 340억 달러 수준을 나타내며,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9%에서 올해 중 2% 초반, 내년 중 2%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