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운명' 마주한 최고위원 후보들…친명·비명 '날선 각'


입력 2022.08.27 15:59 수정 2022.08.27 16: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운명 교향곡' 연주 와중에 동시입장

고민정 "다양 목소리로 사당화 불식"

송갑석 "견제와 균형 이룰 단 한 명"

고영인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후보"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서영교·정청래·박찬대·송갑석·고민정·고영인·장경태 의원(선수순. 동일 선수시 가나다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운명의 날' 8·2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총력전에 나섰다. '운명' 연주와 함께 연설회장으로 들어선 후보들은 연설을 통해 각자의 친(親)이재명과 비(非)이재명의 포지션을 뚜렷이 하면서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27일 오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경기 지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동시 입장을 할 때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의 4악장이 울려퍼졌다. 이튿날 전당대회에서 당락의 운명을 맞닥뜨릴 최고위원 후보들은 마지막주 순회경선에서 어느 때보다 간절한 모습으로 연설에 임했다.


비(非)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지도부 구성에서의 당내 다양한 목소리의 반영, 견제와 균형 원칙의 중요성을 일제히 강조했다. 친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 투표는 마무리된 만큼, 이튿날 있을 대의원 투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명계 선두로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정청래 의원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고민정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몰래 다가와 '고민정 의원 지지한다' '힘내라' '응원한다'는 당원 목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아팠다"며 "왜 떳떳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몰래 다가와서 나의 손을 잡아야만 하느냐"고 이재명 의원 맹목적 지지층의 편가르기와 흑색선전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어느 개인의 정당, 특정 세력의 정당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정당"이라며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를 통한 견제와 균형으로 사당화 프레임을 불식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광주·전남에서의 권리당원 몰표를 바탕으로 최고위원 후보 중 6위로 뛰어오른 송갑석 의원은 "무겁고 허전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입장할 때 항상 내 앞자리고, 연설할 때는 내 뒷자리였던 윤영찬 의원의 빈 자리 때문"이라며 "윤영찬 의원의 민주당에 대한 사랑과 개혁에 대한 의지, 희생정신을 이 송갑석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최고위원 단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견제와 균형을 이뤄낼 최고위원 단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도부 진입을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고영인 의원은 "경기도 유일의 최고위원 후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경기도의 아들 고영인이 기죽지 말고 경기도·서울에서 제대로 한 번 보여주라고 큰 박수 보내달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중원이 지역구인 윤영찬 의원의 중도 사퇴로 '경기 유일 최고위원 후보'가 된 상황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가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당이 돼서는 다양성이 보장되고 제대로 갈 수 있겠느냐"며 "고영인은 당대표와 협력할 때는 협력하고, 당이 민심에 이반될 때에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처했다.


정청래 "尹과 싸울 때…왜 李 공격?"
장경태 "'소중한 자산' 지키는게 의무"
서영교 "김건희는 1290번 압색해야"
박찬대 "이재명과 함께 해내겠다"


반면 친(親)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자신이야말로 이재명 의원과 함께 할 후보, 이 의원을 지킬 후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당대표 경선에서 이 의원의 압승이 예견되는 만큼 '러닝메이트'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전국의 당원들이 '윤석열과 싸울 시간에 왜 이재명을 공격하느냐'고 말한다"며 "정청래가 이재명을 지키고 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정청래는 안 찍어도 된다' '정청래는 어차피 다 됐다'고들 하는데, 밥 안 먹는데 배부른 사람 봤느냐"며 "정청래를 안 찍으면 정청래도 떨어진다"고 친명계 일각에서의 '표 쪼개기' '짝짓기' 공작을 견제했다.


장경태 의원은 "집권세력·정치검찰·수구언론이 단 한 사람만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 당원 동지들은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단 한 사람'이란 이재명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정치검찰의 공세에 편승하고, 수구언론의 공격에 호응해야 하겠느냐"며 "우리 당원 동지라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데 함께 하는 게 당원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을 관계도 없는 7만8000원 가지고 129번 압수수색을 했으면, 수억 원대 주가조작 김건희는 1290번은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를 두둔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공격했다.


이어 "김건희의 주가조작, 김건희의 허위학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을 믿을 수 있느냐"며 "김건희를 특검에 세워서 제대로 공정하게 처벌받게 해보이겠다"고 천명했다.


최고위원 후보 중 5위로 당선권 끄트머리에 위치한 박찬대 의원은 절박한 듯 연설의 시작과 끝에서 모두 이재명 의원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민생에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 나 박찬대가 이재명과 함께 해내겠다"는 말로 이날 연설을 시작했다.


"내일 있을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대표와 함께 다시 만들어질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연설을 이어간 박 의원은 "유능한 민생정당,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며 "박찬대는 이재명과 함께 유능하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말로 연설을 끝맺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