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색 민방위 옷 착용한 채 출근한 尹
청사 머물며 종합상황 보고·대비 점검
"한 명의 인명피해 없어야…철저 대비"
대통령실 "긴 밤 될 것…尹, 단단히 준비"
역대급 태풍이라 불리는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는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도 강도 높은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가 영향권에 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5~6일까지 대통령실에서 24시간 머물며 상황 점검 및 대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5일 오전 출근길부터 청록색 민방위 옷을 입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도어스테핑에서도 기타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언급은 삼간 채 태풍에 대한 대비가 최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대외 일정 또한 잡지 않은 윤 대통령은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가지며 태풍 피해 대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윤 대통령은 퇴근해 사저로 향하지 않고 참모진과 함께 청사에 머물며 태풍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03년 태풍 '매미'의 위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힌남노가 내일 새벽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오늘과 내일 용산 청사에 머물며 종합상황을 보고받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실도 역대급 자연 재난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위해 24시간 비상근무를 시행중이다. 평시에는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와 대통령 비서실 등 최소한의 인원만 대기하지만, 비상중에는 필요한 수석실의 인원들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등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지원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태풍 이후의 신속한 복구와 추석 연휴에 이어질 물가상승에 대한 집중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대처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말라'고 당부했다"며 "참모진은 보고에서 주요 성수품은 대부분 출하가 완료됐거나 비축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남은 기간 촘촘하게 챙겨 주요 성수품 가격이 작년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각 경제부처가 추석을 앞두고 민생과 물가 안정에 전력을 다해달라"며 "태풍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국민들이나 농가에 대해 역지사지의 자세로 복구비와 재해보험을 신속하게 지금해달라. 또 선제적 대처 차원에서 선조치 후보고를 하도록 하고 즉각적인 피해복구에 대한 각 부처의 구체적 실행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또 "국가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전례없는 태풍 재난에 피해를 본 국민들에 대해 국가가 배려하고 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위험지역의 안전 조치에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적극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근무하며 필요시 청사 내에 설치돼있는 위기대응센터에 직접 방문하고, 지자체장이나 정부 관계부처장에게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며 대응태세를 짚어볼 예정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긴 밤이 될 것"이라며 "단단히 준비하고 오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달 폭우 사태에서 윤 대통령의 대응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데 대해 관계자는 "긴급한 위험에 처한 국민 곁에 있어야 할 공직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길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을 정도로 태풍이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켜야 하는 최고 통수권자 의무와 역할에 오늘도 전념할 뿐"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보태드릴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