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윤길현 사태’ 용서 못해?!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8.06.17 11:21  수정

도를 벗어난 행동에 팬들 분노, ´일파만파´로 커져

SK 와이번스 투수 윤길현.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

SK 와이번스 투수 윤길현(25)에 대한 팬들의 분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윤길현으로 인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항의 전화 등으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고, 한 포털사이트의 유명 게시판 등에서는 윤길현 처벌 촉구를 위한 네티즌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검색순위에서도 ‘윤길현 공식사과’, ‘윤길현 동영상’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으며,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KIA, SK외에 다른 구단홈페이지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사건 직후부터 야구판이 술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야구계가 시끄러워진 만큼, 일각에서는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단 윤길현이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행위에 대해 “한 번의 실수로 이해하자”는 목소리보다는 “같은 불상사가 또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다.

윤길현은 지난 15일 문학 KIA전에서 10-1로 크게 앞선 8회 상대타자 최경환(36)의 얼굴을 노리고 고의성 짙은 위협구를 던졌다. 깜짝 놀란 최경환은 윤길현을 노려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이에 윤길현은 침을 뱉으며 당장이라도 싸움을 벌일 듯한 자세로 최경환을 향해 다가갔다. 또한 이에 분노한 이종범이 덕아웃에서 뛰어나오자 그를 향해서도 눈을 부릅뜨며 맞대응을 했다.

더욱이 그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최경환을 삼진으로 잡고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욕설을 내뱉었고, 그 모습이 중계화면에 그대로 잡히면서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윤길현은 덕아웃에서도 동료와 웃는 모습을 보이는 등 반성의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앞선 타석에서 최경환과 레이번이 벌였던 가벼운 실랑이가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윤길현의 행동은 ‘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빈볼시비는 ´필요악´처럼 야구에서 종종 벌어진다. 때문에 잘못의 크기를 떠나 해당선수와 팀을 응원하는 팬들끼리도 종종 논쟁거리로 등장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자신이 응원하는 팀으로 마음이 기울기 때문. 하지만 대선배인 최경환을 비롯해 이종범에게까지 무례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윤길현에 대해서는 다른 팀 팬들까지 한꺼번에 들고 일어서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당황한 윤길현과 SK구단 측에서는 공식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야구팬들의 분노는 쉽게 식지 않은 채 일파만파로 커져만 가고 있다.

오히려 징계근거 조항을 들어 윤길현 처벌에 고심 중인 KBO와 사태의 본질을 엉뚱한 곳에서 흐리고 있는 일부 언론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는 과거 SK가 관계되었던 각종 ´빈볼시비´까지 하나하나 회자되며 다른 선수들의 ‘과오’까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도권 팀을 응원한다는 한 야구팬은 “이번 사태는 KIA와 SK의 빈볼시비가 아닌 인격이 성숙치 못한 한 젊은 투수의 도에 어긋난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며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윤길현에 대한 KBO와 해당 구단 측의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이미 윤길현 문제는 구단사이의 감정다툼을 떠나 한국프로야구의 심각한 이미지훼손이라는 폐해까지 가져왔다. 팬들의 분노도 일시적인 것이 아닌 만큼,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과연 KBO와 SK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 야구팬들의 시선은 그들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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