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선거법 위반 혐의 조사받아
부부가 나란히 오는 9일이 공소시효
'7인회' 임종성, 선거법 혐의 기소
이화영 겨냥한 압수수색도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혜경 씨 부부의 기소 여부가 8일 결정될 전망이다. 측근 의원은 먼저 기소가 이뤄졌으며, 또다른 측근을 겨냥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를 옥죄어오는 '사법 리스크'에 맞서 민주당은 이 대표 본인이 사법 현안과 거리를 둔 채 '민생 행보'를 펼치고, 원내에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맞불 작전'으로 총력 대응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7일 검찰 소환에 응해 수원지방검찰청에서 2시간 40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이 대표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8월, 서울 모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 등을 상대로 1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9 대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시효는 오는 9일까지인 만큼, 이날 김혜경 씨 소환 조사를 마친 검찰은 8일까지는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소시효 마지막날인 9일은 추석 연휴가 이미 시작되기 때문에 8일 (기소)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배우자인 이재명 대표도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으로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았으나 불응했다. 이 대표의 기소 여부도 역시 8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 대표 부부가 쌍으로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에 앞서 이 대표의 측근 의원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의 또다른 측근은 압수수색 등 계속되는 수사에 직면해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7일 임종성 민주당 의원을 기소했다. 임 의원은 3·9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참여한 청년 당원들에게 식사와 금품을 제공할 것을 시의원 등을 통해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임 의원은 선거사무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임종성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7인회' 멤버 중 한 명이다. 이 대표가 이번 8·28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당선됐듯이, 임 의원도 전당대회 전날 치러진 경기도당 개편대회를 통해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재명 대표의 또다른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날 경기도청 전 평화부지사실,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협력국, 킨텍스 대표이사실 등을 일제히 압수수색하며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에 들어간 장소는 모두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평화부지사를 지냈던 이화영 대표이사와 관련이 깊은 곳들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2018년 경기도가 대북교류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쌍방울이 당시 행사 비용 수억 원을 부담했다는 의혹에 따른 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대북교류행사는 평화부지사가 담당했다. 또, 이화영 대표이사는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맡기 전에 쌍방울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적도 있다.
이재명, 사법 현안과는 거리를 둔 채
'힌남노' 피해 살펴보는 등 민생 행보
대신 원내에서 김건희 보석류 문제로
尹대통령 고발하는 등 '총력 맞불' 나서
조여드는 당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응해 민주당은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사법 현안과 거리를 둔 채 '민생 행보'를 보이는 한편, 원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맞불'을 놓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경북 포항을 찾았다.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포항 남구 대송면 일대를 돌아본 이 대표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피해 현황을 들은 뒤 "침수 피해 지원액이 200만 원인 것은 너무 소액"이라며 "지원금액을 정부와 협의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 대표의 포항 방문은 '사법 리스크'와 거리를 둔 채,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을 상대로 민생 행보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현장에 동행한 기자들로부터 나온 기소시 대응책 등을 묻는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동행한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관련 질문에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맞불 대응'은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원내에서 이뤄졌다. 민주당은 이날 박홍근 원내대표 대표발의, 소속 의원 전원의 공동발의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경력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또다른 의혹인 관저 공사 수주 의혹과 대통령실 직원 채용 의혹을 겨냥해서는 지난달 17일 이미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이날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착용한 보석류 등 고가의 장신구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윤 대통령을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민주당은 고가 보석류를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재산등록 당시 배우자의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며,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지인으로부터 빌린 것"이라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사인(私人)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이 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