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거래소, 오늘은 대구 찾아
화재 현장서 "결국 정부당국 때문"
"여의도 있어봤자 김용 질문만…"
'사법 리스크' 쏠린 관심 희석 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는 서여의도를 벗어나 각지를 순행하고 있다. 민생행보를 내세워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인 가운데, '시선 돌리기'의 성공 여부는 구속되거나 소환 조사를 앞둔 최측근들의 '입'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대구를 찾아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대구에서 현장최고위를 열게 된 명분은 지난 25일 매천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다. 이 대표는 화재 피해를 입은 매천시장 관리사무소를 찾아 최고위를 열고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안타까운 화재 현장에서 상인 여러분들이 얼마나 황망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가 아무리 아픔을 느낀다고 해도 피해를 입은 상인 여러분의 그 마음을 어떻게 다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민주당은 신속하고 확고한 피해 지원과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복구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임시 매장이라도 설치해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검토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현 정권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매천시장 화재를 가리켜 "결국 정부 당국의 충분한 관심과 정책, 예산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전통시장의 현대화와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 개선 등에 민주당이 예산 확보는 물론 필요한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를 벗어나 한국거래소를 찾은 바 있다. 이 대표는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공매도 한시적 제한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활용 등을 제안하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현장 행보에는 여러 정책적 제안을 하며 제1야당을 민생정당·정책정당·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도 없지는 않겠지만, 자신이 휘말린 '사법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고 국민의 시선을 분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민생정당·정책정당·대안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주고 싶은 포석도 있겠지만, 현재 본인에게 가해지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며 "여의도에 계속 있으면 '김용 어떻게 할 것이냐' '정진상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이런 질문들만 쏟아질 것 아니냐. 다른 이벤트를 만들어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의 이러한 구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정치권발 기사를 분산시킨다 해도 '검찰의 시계'는 째깍째깍 돌아간다. 결국 이미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의 '입'으로부터 어떤 말들이 나오느냐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성철 소장은 "이벤트성 정치행보로 '사법 리스크'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 실장이 어떤 진술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 등과 어울렸을 뿐, 이재명 대표를 다이렉트하게 직접 상대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의 직접 측근인)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 실장의 향후 진술이 초미의 관심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