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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56)] ‘금수저’ 윤은경 작가가 찾는 ‘삶의 의미’


입력 2022.11.03 15:01 수정 2022.11.03 15:0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낭랑 18세’·‘총리와 나’ 등 발랄한 로코 이어

따뜻한 메시지 담은 ‘금수저’로 컴백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데뷔한 윤은경 작가는 이후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게 집필을 해 왔다. 영화 ‘늑대의 유혹’, ‘신부수업’부터 ‘낭랑 18세’, ‘아가씨를 부탁해’, ‘총리와 나’까지. 10대들의 풋풋한 사랑 또는 어른들의 애틋한 로맨스 등 다양한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지금은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이야기를 통해선 사랑은 물론, 돈과 인생의 의미까지도 짚어내고 있다. 4% 내외의 다소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금수저’가 담는 메시지에 대한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 윤은경 작가의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멜로’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데뷔한 윤 작가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 단번에 능력을 입증했다. 일본 내 한류의 시초라고도 평가받는 이 작품은 결혼을 앞둔 한 여자에게 죽은 첫사랑과 닮은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애틋한 멜로 드라마였다. 남녀 주인공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통해 애틋함을 유발하며 주인공 배용준, 최지우를 한류스타로 발돋움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었다.


이후 드라마 ‘낭랑 18세’를 통해서는 달달함을 한층 강화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담아냈다. 공부에는 도무지 흥미가 없는 천방지축 윤정숙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안동 권씨 종손 권혁준 검사와 결혼한 후 종부가 되면서 점점 자기 인생의 좌표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이 작품 역시도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당시 드라마 ‘대장금’과 맞붙었음에도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로맨틱 코미디 마니아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불량 고등학생이 검사와 얽히게 되는데, 알고 보니 집안끼리 정략결혼을 한 사이였다는 설정 자체는 웹툰, 웹소설에서 본 것 같은 익숙함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통통 튀는 매력의 정숙(한지혜 분)과 딱딱한 검사 혁준(이동건 분)이 ‘다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편안한 재미가 만들어졌다. 집안 어른들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흥미도 있었다.


‘금수저’의 전작인 ‘총리와 나’에서는 엄마의 빈자리가 있었던 총리 가족에게 새엄마가 생기는 과정을 담으면서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쪽 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권율(이범수 분)이 당찬 기자 남다정(윤아 분) 조합은 ‘낭랑 18세’와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정치 이야기 한 스푼과 얽히고설킨 사각 관계를 통해 한층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했었다.


‘인생 체인지’라는 판타지가 중심인 ‘금수저’에서도 주인공들이 애틋한 속내를 드러내고 또 감정을 주고받는 달달함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끄는 중심이 되고 있다. 인생 체인지를 둔 주인공들의 선택을 지켜보는 흥미도 있지만, 매회 이승천(육성재 분)과 황태용(이종원 분), 나주희(정채연 분)와 오여진(연우 분) 등 4인의 청춘남녀의 아슬아슬한 애정전선도 재미의 한 축이 되고 있다.


◆ 주인공들 ‘성장’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


윤 작가의 작품에는 심각한 갈등이나 극한 상황이 유발하는 긴장감이 빠져 있다. ‘해피엔딩’이 예상되는, 어쩌면 ‘뻔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전개지만 이를 통해 사랑의 의미,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달하며 편안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낭랑 18세’에서는 서로 다른 주인공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으며, 최근작인 ‘총리와 나’에서도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비중 있게 그려졌었다. 드라마 말미 기자가 아닌, 동화작가가 된 다정,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권율 등 다수의 캐릭터들이 ‘새로운 시작’을 하며 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것.


‘금수저’에서도 ‘인생 체인지’라는 판타지적 설정 속, 돈과 가족의 의미를 파헤치며 시청자들에게 ‘착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뻔한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누구나 공감할 법한 소재로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덕을 보여주는 윤 작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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