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 겨냥 미사일 공격 의지 노골화

미사일 제원 및 탄착 지점 등

남북이 다른 입장 밝혔지만

북한의 남한 타격 의지는 뚜렷

북한군 총참모부는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관련 대응군사작전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단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맞대응 차원에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감행한 각종 도발 내역을 공개했다.

북한 미사일 제원 및 탄착 지점 등을 두고 남북이 입장차를 보였지만, 북한이 한국 공격 의지를 노골화했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비질런트 스톰 관련 "대응군사작전을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단행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번에 단행한 작전은 적들의 도발적인 군사적 망동이 끈질길수록 우리의 대응은 더욱 철저하고 더욱 무자비할 것이라는 우리의 명백한 대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과정에서 속초 '앞바다'에 떨어진 미사일 추정 잔해물을 건져 올려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어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서 북한이 지난 2일 도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수거했다"며 "현재 관계기관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1발은 울릉도 쪽으로 향하다 속초 인근 공해상에 떨어졌다.

일각에선 해당 미사일이 '오발'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군 당국은 '계획된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발 가능성을 '영(0)'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도발 전날 박정천 노동당 비서가 담화를 발표해 "경고를 한 다음 이런 방향으로 날아왔기 때문에 오발 가능성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 비서는 지난 1일자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시도)한다면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한미의 무력 사용 시도에 끔찍한 대가를 안기겠다며 선제 핵사용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는 미사일을 속초 앞바다에 탄착시켜 '행동'으로 관련 의지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관련 대응군사작전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단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한데 북한은 속초 앞바다 도발에 대해 침묵하며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총참모부는 지난 2일 "적들이 남조선 영해 가까이에 우리 미사일이 낙탄되었다고 주장하며 공중대지상유도탄과 활공유도폭탄으로 우리 측 공해상에 대응사격하는 망동을 부린 것과 관련해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 부근 수역(위도 35°29′51.6″,경도 130°19′39.6″)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당일 오전 탄도미사일 1발이 속초 앞바다에 떨어진 데 대해 규탄 입장을 밝히며 F-15K 전투기 등을 동원해 슬램-ER을 포함한 공대지미사일 3발을 북한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같은날 오후 북한 미사일 6발을 추가 탐지했다고 밝혔지만, 탄착 지점 및 후속 조치 등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총참모부에 따르면, 북한은 해당 시점에 울산 앞바다를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우리 군은 관련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군 당국은 '울산을 제외하고 남측으로 발사된 미사일이 또 있느냐'는 질문에 "당시 우리 군에 포착되거나 탐지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속초 앞바다에 탄착된 1발 외에 남측으로 향한 북한 미사일을 추가 탐지한 바 없다는 뜻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네,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 군에 탐지되거나 포착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기만전술을 폈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과거 군 당국이 순항미사일 탐지에 여러 차례 허점을 드러낸 바 있어 실제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7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관련 대응군사작전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단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도·경도까지 공개한 만큼, 해당 수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통해 진위를 판가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켓전문가인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제시한 좌표 일대를 수중 수색하면 미사일 잔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양 성공 시 순항미사일 기술 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향후 대응책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수중 수색에서도 미사일 잔해물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북한이 거짓 발표를 한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