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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내년 2월까지 5%물가...통화정책 긴축 지속”(종합)


입력 2022.11.24 13:38 수정 2022.11.24 13:3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0.25%p 인상, 금통위 ‘만장일치’

최종금리 3.5% 3명...의견 갈려

내년 성장률 1.7% 보수적 접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고물가에 사상 첫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내년 초까지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다만 자금경색 우려, 경기하방 위험 등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금통위는 5% 수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25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 인상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기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제약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잠재성장률(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내년 물가 성장률도 3.7%에서 3.6%로 소폭 낮췄다.


금리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 일치였으나, 최종금리 수준은 엇갈렸다. 최종금리를 ▲연 3.5%로 내다본 금통위원은 3명 ▲3.25%는 1명 ▲3.5~3.75%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은 2명이었다. 최종금리 유지 시점에 대해서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한 이후 금리 인하 논의를 하는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같은 접근은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는 한파 등으로 굉장히 많이 올랐지만, 올해 11월 물가 상승폭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12월까지 여파가 있을 수 있다”며 “11~12월 물가 상승률이 많이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안정됐구나' 해석하는 데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초가 되면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1~2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5%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전기·가스 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금 인상, 서비스 요금 인상도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한미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지양하며, 임시 금통위를 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 금리 상단 격차는 0.75%p로 좁혀졌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내달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 그 격차가 1.5%p까지 벌어진다.


이 총재는 “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내달 금리를 0.5%p 올릴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0.75%p를 올리게 되면 금융시장에 많은 충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움직이게 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달러 강세가 돼서 원화가치가 절하되는 것은 위기가 아닌데, 우리만 따로 임시 금통위를 열면 해외에서는 어떨지 고려해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가능성은 열어놔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대내외 기관보다 다소 낮게 잡은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좀 더 보수적으로 본 수치”라며 “기존 대비 낮춘 0.4%p 거의 전체가 대외 요인”이라고 말했다. 총재에 따르면 국내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는 0.1~0.2%p였지만, 환율이나 다른 요인과 함께 상쇄됐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우려에 대해서는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전세계 경기 영향이고, 하반기부터는 반등과 동시에 물가도 낮아지므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에는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1.3%, 하반기는 2.1%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단기금융시장 경색에 대해서는 “지난달 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회사채 시장은 안정됐으나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PF-ABCP(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 시장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며 “필요시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한은이 유동성 공급 정책을 하더라도 금리인상 기조와 상충되지 않고 타깃해서 미시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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