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소설 도전장 내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영화 ‘곤지암’ 리메이크로 색다른 재미
콘텐츠의 길이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유튜브 쇼츠, 틱톡 등을 통해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까지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짧지만 임팩트 있는 재미를 선사하는 채팅소설이 웹소설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채팅소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캐릭터들이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로, 화면을 탭하면 말풍선이 등장하며 대화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여기에 화면을 넘길 때마다 바뀌는 배경과 음악 등을 통해 ‘보는’ 재미를 더하면서 10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채팅소설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영화 ‘곤지암’을 채팅소설로 리메이크해 선보이고 있다. 원작 영화는 곤지암 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7명의 멤버들이 괴담의 실체를 담아내기 위해 병원 내부를 촬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으로, 개봉 당시 2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인기작을 리메이크하면서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트레일러 영상까지 선보이며 독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적절한 효과음 또는 짧은 영상을 곳곳에 삽입하면서 채팅소설의 매력까지도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카카오페이지는 영화 배급사 쇼박스와 손을 잡고 ‘곤지암’의 캐릭터별 스핀오프를 비롯해 최민식·김동휘 배우 주연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등 다양한 작품을 채팅소설로 재탄생시키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채티’가 10대들을 적극 겨냥한 채팅소설들을 대거 선보이며 ‘채팅형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었다. 로맨틱 코미디를 비롯해 10대들이 좋아할 법한 장르를 더욱 쉽고, 재밌게 풀어내면서 10대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던 것이다.
특히 누구나 직접 채팅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댓글 등을 통해 작가와 독자들이 활발하게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10대들의 참여를 적절한 방식으로 유도하면서 채팅소설의 가능성을 열었다. 오픈채팅방 등 채티 외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만큼 10대 독자들의 반응이 이어졌었다.
다만 10대들이 주도적으로 연재에 참여하고, 또 그들이 좋아하는 장르에 방점을 찍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채팅소설 자체의 완성도는 높게 평가를 받지 못했었다. 무엇보다 줄글이 아닌, 채팅 형식으로 글을 전개하다 보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내용들로 소설이 채워지게 됐고, 이에 독자층을 넓히는 등의 확장 가능성은 낮게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밀리의 서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까지. 대형 플랫폼들도 채팅소설 흐름에 합류,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쇼박스와의 협업을 알린 카카오페이지는 물론, 챗북 서비스를 통해 채팅형 독서 콘텐츠를 제공 중인 밀리의 서재 또한 원작 도서를 채팅형 소설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내용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었던 것. 영화, 원작 도서 등 기존 작품들을 적극 활용하고, 적절한 영상 및 효과에 신경을 쓰는 등 퀄리티를 높이는 방식을 통해 ‘10대 한정’이라는 채팅소설을 향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출판 업계 관계자는 “채팅소설이 어떤 대안 또는 대체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선 그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다양한 독서법이 주목받는 현재.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로서 독자들의 관심은 충분히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지금처럼 원작 활용을 통해 장르를 넓히거나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완성도도 높아진다면 좀 더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