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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100% 전대 룰'로 중지모은 국민의힘…유승민계 반발


입력 2022.12.16 00:10 수정 2022.12.16 00:1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정진석 "이번 전대, 당원축제로 준비하겠다"

與초·재선의원도, '당심 100%'에 만장일치

김웅·허은아 등 의원 "오해살 것" 의견 내놔

친유계 의원들 "당 갈라질 것" 우려 내놓기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경선룰을 '당심 100%'로 개정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단결과 전진의 축제로 준비하겠다"고 선언에, 당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이 '당심 100%' 룰 개정에 찬성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하지만 당내의 친(親)유승민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룰 개정이 '유승민 전 의원 견제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차기 전대 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이제 시작"이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을 것이란 우려 섞인 시각까지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 21명 중 13명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 대표 선거를 '100% 당원투표'로 치러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현행 국민의힘 전대 룰은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게 설계돼있다.


재선의원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간담회 후 "재선 의원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 뜻에 따라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의견 일치를 봤다. 100% 당원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23만명 수준의 책임 당원이 지금은 100만명에 육박하는 시대로 바뀌었기에, 이 100만명의 책임당원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재선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같은 시각 당내 초선 의원들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원투표 확대'로 중지를 모았다. 이인선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 전원이 당원투표 비중을 확대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고, 나아가 '당원투표 100%'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초·재선 의원들이 당심 100%로 중지를 모은 것은 현 당내 지도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단결과 전진의 축제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 초·재선은 총 84명으로, 전체 의석수(115석)의 73.04%에 달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당 대표를 뽑는 선거를 당원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라고 피력했다. 차기 유력한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축구 한일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 대표를 뽑는데 왜 일본 사람이 30% 참여하느냐"며 당헌·당규 개정에 목소리를 보탰다.


(왼쪽부터)국민의힘 정점식, 박성중, 임이자, 김정재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당내 친(親)유승민계 의원들은 '당심 100% 전대 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으면서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데다, 2024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유 전 의원이 직접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저녁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7 대 3이다, 9 대 1이다, 10 대 0이다', 이렇게 싸우는 것을 국민께서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하시겠나"라며 "국민 눈에는 ‘저 사람들은 국민들은 1도 생각 안 하는구나. 오로지 대통령 말 잘 들을 대표, 윤핵관 대표를 뽑으려고 난리 치는구나’라고 비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표를 호소하고 마음을 얻는 것 아닌가. 나를 겨냥해 민심을 완전히 없애는 전당대회를 하면 총선은 필패"라며 "지금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장난치는 비대위 사람들은 앞으로 이 문제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 가지고 총선에서 참패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웅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투표 비중 확대 기류에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축제가 될 것"이라며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어떤 장식을 해봐도 그것이 유승민 공포증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적었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지낸 허은아 의원도 이날 "국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당은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비대위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당원 90%니 100%니 간을 보면서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은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시 유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도 지난 14일 밤 전대와 관련한 침묵을 깨고 본인 페이스북에 "입시 룰을 바꿔도 대학 갈 사람 간다"며 "1등 자르고 5등 대학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게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날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당내 반발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일 발표한 12월 3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27%로 가장 많았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10%의 지지를 얻으며 안철수 의원(13%)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11%)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심지어 당내 일부 친유계 의원들은 당심 100%로 전대 룰을 개정할 경우 유 전 의원이 전격적으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시각까지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한 친유계 의원은 "당심 100%로 룰을 개정하면 오히려 유 전 의원 입장에선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의 당원 지지도도 무시 못 할 수준인 만큼, 전대 출마를 부추길 경우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당이 내홍을 겪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관측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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