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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문 유아인이 만든 피해자들 [기자수첩-연예]


입력 2023.02.19 07:30 수정 2023.02.19 07:3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및 대마 흡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의 소속사가 낸 입장문이다. ‘적극 소명’하겠다던 소속사는 유아인을 둘러싼 새로운 이슈가 발생함에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았고, 당사자인 유아인 역시 입을 다물었다. 평소 자신의 이슈는 물론 사회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직접 목소리를 내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다.


영화 '베테랑' 스틸ⓒ

그의 팬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 팬들은 온라인 성명문을 통해 “그간 각종 소신 발언을 통해 사회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왜 본인의 의혹에 대해서는 이다지도 침묵하나”라며 “자신의 직업과 삶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보여줬던 ‘인간 엄홍식’(유아인의 본명)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가”라고 규탄했다.


유아인은 지난 2021년부터 복수의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아인의 프로포폴 처방 빈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유아인에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간이 소변검사에서 대마의 주성분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양성 반응이 나와 수사가 확대됐다.


유아인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5일 병무청 병역조사과에 ‘유아인의 병역 판정이 적합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는지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마약 의혹 관련 조사를 받은 당일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마약 관련 조사를 받은 상황에서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광고 촬영 일정을 소화하면서 해당 브랜드와 스태프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이다. 해당 브랜드 측은 “유아인의 광고 촬영과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유아인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애먼 피해자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승부’와 ‘하이파이브’가 상반기 공개될 예정이었고,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도 하바기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 세 편의 신작은 주연 배우인 유아인의 스캔들로 현재 공개시기, 공개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연예계에서 마약,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으며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최근에만 해도 배우 곽도원이 음주운전을 하면서 차기작이었던 영화 ‘소방관’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가 현재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


유아인과 관련한 경찰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이미 작품에 참여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 등 관계자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관계를 소명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동료들에게 사과조차 없는 유아인의 태도가 더욱 실망스러운 이유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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