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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애플페이 단말기 도입에 속도?…“문제는 키오스크”


입력 2023.03.09 06:43 수정 2023.03.09 09:5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이달 내 국내 시장 도입…“고객 편의 증대 기대”

카페·제과점 등 대형 프랜차이즈 “준비 완료”

매출 증대 효과 미지수…“비용부담도 뒤따라”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법을 배우고 있다.ⓒ뉴시스

아이폰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가 이달 내 국내 시장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가뜩이나 공공요금이 치솟아 골치가 아픈데, 감내해야 할 비용부담 마저 급증하고 있어서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다.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가 5일 마무리되며 출시 8년 만에 우리나라에도 상륙할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별다른 카드나 현금 없이 애플의 휴대전화인 아이폰만을 이용해 결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기존에 삼성의 ‘삼성페이’를 이용하던 갤럭시 휴대전화 사용자들처럼 아이폰 사용자들도 간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포함해 다수의 대규모 외식 업체들이 애플페이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이미 일부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애플페이 사용안내 홍보물제작에 들어갔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매장에 홍보물을 게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식 업계서 애플페이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2030세대가 많은 대학가 혹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홍대 등 특수 상권을 중심으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홀로 매장을 운영하는 소형 점포의 경우 혼잡시간대 결제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매출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업계는 각종 결제 서비스 도입을 늘려 매출 증가는 물론 고객 편의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꾀할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 결제를 위해서는 매장에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해당 결제기를 사용하는 업소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카드 가맹점 300만개 중 NFC 결제기를 사용하는 곳 대부분이 유명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등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주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이나 집적회로 스마트카드(IC)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IC 방식은,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는 것과 동시에 결제가 완료되는 NFC와 달리 카드를 먼저 인식시킨 다음 금액을 입력하는 주변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빽다방 신논현역점 매장 외관사진ⓒ더본코리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가맹점에 단말기 구매·리스 비용을 지원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전 매장에 NFC 단말기 설치를 완료했다. 지난 2019년부터 가맹점을 대상으로 NFC 단말기를 보급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대부분의 매장에 단말기가 설치됐다.


빽다방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무인단말기 리더기 교체 비용을 기존 매장에 한해 전액 지원한다.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말 NFC 단말기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이디야도 단말기 교체 비용은 전액 가맹본부가 부담한다. 메가커피도 마찬가지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타사 간편결제 도입 시점 때와 동일하게, 애플페이도 초기 론칭 시점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용 가능한 브랜드를 찾아 공유하는 등 관심이 극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사용 가능한 매장으로 소비자의 인식에 들어가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출시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아이폰 유저들이 오랫동안 간편결제 도입을 기다려온 만큼 소비 측면에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비용부담이다.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매출의 볼륨이 큰 곳은 밴사나 카드사에서 부담을 해주는 형태이지만 영세한 식당의 자영업자의 경우 직접 부담을 해야 한다. NFC 단말기 설치비용은 한 대당 대략 15~20만원이고, 키오스크 카드 리더기 교체는 추가 부담금이 발생한다.


때문에 일각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비롯한 개인 자영업자들이 본사 지원 없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에 선뜻 나서지 않아서다. 애플페이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도 미지수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40대)씨는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단말기 교체 등의 작업으로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에, 본사가 가맹점을 상대로 일괄적으로 도입하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애플페이가 매출에서 얼마나 차지할지 등 효율성도 알 수 없어 가맹점 사장 대부분 애플페이 도입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나 최근 인건비 등의 문제로 키오스크 도입이 빨라지고 있는데, 현재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키오스크는 NFC를 지원하고 있지 않아 별도로 리더기 교체 또는 업데이트 작업을 시행해야 해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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