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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정상화 첫발 뗀 尹…기시다 방한 땐 '진전' 기대


입력 2023.03.18 07:10 수정 2023.03.18 07:10        데일리안 도쿄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尹, 1박 2일 방일 일정 마치고 17일 밤 귀국

셔틀외교 복원·수출규제 해제 등 성과 …기시다 연내 방한 전망

정관계·재계 인사, 청년 등 두루 만나 교류·협력 당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박 2일의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17일 밤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방문 기간 동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12년 만의 셔틀외교 복원 및 양국 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도 연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윤 대통령은 17일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 의원연맹 회장과 일한 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 부회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 친선협회 중앙회 회장, 아소 다로 일한 협력위원회 회장 등 일본 내 주요 한일 친선단체 인사들을 만나 한일 간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이 12년 만에 성사된 것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스가 전 총리는 "한일 관계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제1야당의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어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오찬을 겸해 개최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 비전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는 공급망, 기후 변화, 첨단 과학기술, 경제안보 등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경령관 게이단렌이 전날(16일) 발표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거론하며 "양국 관계가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09년 6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방일 기간에 개최된 '한일 경제인 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다.국내 5대 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모두 참석한 것도 약 2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측에선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과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11명이 참석했다. 기시다 총리와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 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는 불참했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문제에 대해 한일이 함께 협력해 대응할 수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오대에서 일본 학생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한일 미래세대 강연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방일 마지막 일정으로 게이오대학을 방문해 일본 대학생과 한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발표 25주년임을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8년 이곳 도쿄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일본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 우카쿠라 텐신의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내자"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같은 미래 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며 "청년 여러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저와 기시다 총리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 첫날인 16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총 84분간 소인수·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 복원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에 합의했다. 한일 당국 간 안보대화, 한일 차관 전략대화를 재개하고 공급망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경제 안보 협의체도 신설하기로 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풀고, 한국도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한국을 수출 관리 우대 대상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도 조속한 시일 내에 원상회복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재계 대표 단체인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날 각각 10억 원을 출연해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고 양국 협력방안 연구, 공통과제 해결 , 젊은 인재 교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16일 도쿄 긴자 요시자와 식당에서 친교 만찬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두 정상은 이어 환영 만찬과 친교 시간을 통해 개인적 우의도 다졌다.


양국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샤브샤브 식당 '요시자와'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차로 요시자와로부터 약 280m 떨어진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화합과 융합의 의미로 한국 소주를 마셔보자고 제안했고, 맥주와 소주를 곁들여 마신 기시다 총리는 '한일 우호의 맛 정말 맛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소주에 이어 일본 고구마 소주도 마시자고 해서 두 정상은 나눠 마셨다고 한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도 기시다 총리 부인인 기시다 유코 여사 초청으로 총리 공저 내부를 둘러본 후 함께 화과자를 만드는 등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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