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로 출발한 황준호의 다올證, 앞으로도 ‘첩첩산중’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3.05.30 06:00  수정 2023.05.30 06:37

증권사 중 유일한 1Q 영업적자…순익도↓

SG사태로 주가도 급락...한때 반토막까지

높은 부동산PF 비중에 부실화 위기 부담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다올투자증권

올해 황준호 사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다올투자증권이 1분기 적자로 출발한 가운데 주가도 급락했다. 지난해 부실화 우려를 키웠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언제라도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15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이익 678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가운데 같은 기간 순이익도 약 26.2%(523억원→386억원) 감소했다. 각 사별로 실적 증감이 있었지만 증권사들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유일하게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 저축은행 출신을 새 CEO로 선임한 공통점이 있는 IBK투자증권(대표이사 서정학)이 실적을 크게 개선한 것과 비교된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68억→297억원)과 순이익(53억→225억원)이 각각 4배 이상씩 늘어났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발생한 소시에네제너럴(SG)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하한가 8종목에 포함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지난달 19일(종가 5880원) 6000원선을 바라보던 주가는 SG사태 발생 이후 반토막나면서 한때 3000원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이후 주가가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이달 들어 4000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지난 26일(종가 3900원) 다시 4000원선을 내준 상태다.


주가 폭락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주식을 집중 매수해 보유 지분을 14% 넘긴 2대 주주(14.34%)가 등장한 점도 부담스럽다. 개인투자자로 주식 매수는 ‘단순 취득’으로 보유 목적도 ‘일반투자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난해부터 발목을 잡아 온 부동산 PF 이슈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오너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부동산 금융 전문가로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 뛰어난 성과로 호 실적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1년만에 바로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해 계열사(다올인베스트먼트·다올신용정보) 매각과 부채 해소 등 리스크 관리를 통해 가까스로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대출 부실화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부동산 PF 비중이 타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다올투자증권으로서는 대출 부실화가 현실화되면 실적 악화는 물론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면서 받는 타격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내외 금융 시장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 부실 우려가 커진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 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9월 말 8.2%에서 2.2%포인트 늘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해 유동성 확보 및 포지션 정리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PF 사업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에 대한 대응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위험요인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대 수익과 위험을 고려한 부동산PF 위험관리 기준을 정비하고 시공사에 대한 익스포져(Exposure·위험노출)의 과다한 쏠림을 유의해야 한다”며 “부동산PF 위험의 특성을 고려한 임직원 성과급 체계 설계나 심사부서의 요건 정비 등 부동산PF 관련 내부 통제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다올투자증권 사옥 전경.ⓒ다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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