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중심 新 비즈니스 전략 준비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
딜러사 역할, 판매에서 에이전트로 전환
유럽권 선 적용된 '대리점 모델' 들여올 가능성도
메르세데스-벤츠가 오프라인 딜러사 중심 판매 구조에서 온라인 직접 판매 구조로의 전환을 대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오프라인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향후 딜러사의 역할을 변경해 온라인 중심 판매로 변경하겠다는 구상이다.
벤츠의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AG는 전 세계 시장 판매 구조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브리타 제거 벤츠AG 승용 부문 마케팅&세일즈 총괄은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바이치흐트 코벤즐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 같은 내용을 시사했다.
이날 제거 총괄은 "전반적으로 많은 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한 구매 준비가 돼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징조가 보인다"며 "딜러가 에이전트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익을 챙겨가는 새로운 구조의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간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방식으로 자리잡았던 오프라인 딜러사 중심 판매 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재도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테슬라와 같이 온라인 직접 판매만 남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벤츠는 오프라인 딜러사의 역할을 변경할 예정이다. 기존 판매 및 영업 중심의 역할에서 차량을 직접 보러온 고객들에게 차를 보여주고, 구매자에 한명 한명에 대한 책임을 맡는 방식이다. 오프라인에서 차를 구경한 소비자가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인 셈이다.
제거 총괄은 "소비자는 결국 딜러사를 방문할 수 밖에 없다. 차를 만지고 경험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예로 테슬라의 경우 이런 유형을 갖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이미 딜러가 에이전트의 역할을 맡는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대리점 모델'이 국내 시장에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 대리점 모델은 현재와 같이 딜러사에서 판매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업체가 재고를 소유하고 대리점에선 고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현재 인도,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 호주, 스웨덴 등 5개 시장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벤츠가 온라인 직접판매 또는 대리점 모델로 판매 구조를 전환하려는 근간에는 가격 통제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와 대리점 모델의 경우 가격을 통일해 판매하고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딜러사가 차량을 매입해 판매하는 현 구조에선 딜러사끼리의 경쟁 구조 속 판매 가격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서다. 이는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브랜드 가치가 낮아질 우려도 있다.
판매 구조 전환을 통해 벤츠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으로 팔겠다는 목표다. 특히 독일을 포함한 유럽권의 경우 온라인 판매와 대리점 모델 방식으로 매출의 80%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직접 판매로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딜러사의 역할 변경과 매장 수 축소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존 영업 위주였던 딜러들의 역할을 에이전트로 변경한다 하더라도 절대적인 매장 수 축소가 불가피해서다. 수익 축소를 우려한 딜러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제거 총괄은 "한국에서는 딜러십을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딜러를 배제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포커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구매방식을 그들이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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