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다음달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합의에 따라 다음달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상뿐 아니라 김정은을 면담해 러시아의 북한산 무기 구매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첨단 군사기술 이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한 푸틴의 방북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제78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적인 능력이 강화된 한반도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과잉 반응(hysteria)을 보인다"며 "인도주의와 정치적 해결을 우선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노력은 계속 거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그 우방국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역을 북반구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한·미·일 3국 연합체 등 소규모 군사·정치 동맹을 만들고 있다"며 "이런 활동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구조를 망치는 것도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핵무기 개발 대응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 성격임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아세안의 접근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시종일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를 비난하면서 정작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관한 언급은 최소화했다.
그는 "미국과 그 종속 집단들이 인위적으로 인류를 적대적인 블록으로 나누고, 갈등을 계속 부추기며, 인류 전반적인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있다"며 "그들은 세계가 자기중심적인 규칙에 따라 플레이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