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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북콘서트, '시한폭탄 모임' 전락…총선 앞 野 '골머리'


입력 2023.11.27 16:08 수정 2023.11.27 16:3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尹·한동훈 습관적 '탄핵' 주장하거나

혁신 요구 의원들 '친일파' 빗대기도

당내 "적대적 민주주의 표상" 지적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DB

더불어민주당 강경 친명(친이재명) 초선 의원들이 개최한 북콘서트에 참석한 전직 대표들과 전·현직 의원들이 잇따라 논란이 될 발언을 내놓고 있다. 당내 혁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을 '친일파'에 빗대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 주장에 이어 '여성 비하' 파문까지 일면서 당내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27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전날 대전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2-검란징비록'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추미애·송영길 전 대표와 같은 모임 소속 김용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황 의원과 김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필요성과 그 이유를 주장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앞둔 그는 "한 장관에 대한 탄핵 사유가 넘친다"며 "지금 전국을 돌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중립의무의 명백한 위반으로 곧장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국회가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축소하란 취지로 법을 개정했는데(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령으로 (수사범위를) 무한대로 늘려놨다"며 "세상 어떤 국무위원이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질의하는 (국회의원의) 질의 취지에 맞는 답변이 아니라 엉뚱한 사람을 공격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정치행보에 특수활동비를 쓰고 있느냐 아니냐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은 '특수활동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법무부·검찰 등 권력기관이 사용하는 특활비 용처의 전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특활비가 이들의 쌈짓돈으로 유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황 의원을 비롯해 강성 친명 초선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 단골로 모습을 비추는 추미애 전 대표는 당내 혁신을 요구하며 친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혁신(비명)계 의원들을 '친일파'에 비유했다. 또 참석자들을 향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혁신계를 비난하는 '수박'이라는 대답을 유도하기도 했다.


추 전 대표는 "친일세력이 왜 나쁜가, 일제의 분리공작에 넘어가게 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안에서 (검찰개혁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개혁을 좌초시키는 사람들을 어떤 과일에 비유하죠?"라고 물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송영길 전 대표. ⓒ뉴시스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하명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딨느냐, 어린 놈이 국회에 와서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있다.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하느냐"라고 비난했고, 이후엔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총선에서) 200석을 만들어 윤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와중에 강경파들끼리의 사과 요구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최근 추 전 대표로부터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출당 조치에 대한 사과 요구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이던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당시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소지)으로 송 대표 지도부 체제에서 출당 됐다.


추 전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 의원 북콘서트에서 "민주당이 (윤 의원에게) 연대의 고리를 약속해놓고 출당 조치했다"며 "곽상도(전 의원)가 (윤 의원을) 고발한 것을 (민주당이) 고스란히 힘을 실어 내쫓은 것은 민주당이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처럼 강경 초선 의원들과 전직 대표들이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논란의 발언들이 잇따르자 당내에선 "'시한폭탄' 모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은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도 처럼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광주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나왔다. 송 전 대표가 한 장관을 향해 가한 "어린 놈" 발언도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불거졌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적대적 민주주의의 표상"이라며 "이들은 80년대 학생운동 당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집단행동을 표방하면서 상대 당의 '완전한 박멸'이 민주주의라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민주당 전·현직들의 야합이자 시한폭탄들의 모임"이라며 "이렇게 강성 지지자들만을 위한, 혹은 문제의 인물들이 권위적인 목소리를 낼수록 총선에서 과반은커녕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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