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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권 안할 사람이 당대표 해야"…나경원, 경북·충북서 '지상전'


입력 2024.06.23 01:15 수정 2024.06.23 01:1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주말 당협 네 곳 돌며 당원 접촉 극대화

"당에 좋은 대권후보들 많은데, 너무

빨리 하나로 휩쓸려 가서는 안돼"

한동훈·원희룡 중 韓 견제에 '무게'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인 나경원 의원이 주말을 맞이해 경북과 충북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행사를 두루 돌며 연 이틀째 당심(黨心) 행보를 이어갔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당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나 의원이 자신의 장기인 '지상전'과 '스킨십'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나경원 의원은 22일 충북 충주와 경북 상주문경, 성주고령칠곡, 구미을 당원협의회를 돌며 당협 행사에 참여했다. 충북은 부친 나채성 홍신학원 이사장의 고향으로 나 의원의 연고지에 해당하며, 경북은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이 몰려 있는 핵심 지지 기반이다. 성주고령칠곡 현역 지역구 의원인 정희용 의원은 나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당협 행사에서 나 의원은 책임당원들을 향해 국민의힘 당내에 좋은 대권주자 후보군들이 많이 있는데 차기 대권주자인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대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근거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구를 던졌다.


나 의원은 이날 칠곡군 왜관역 인근에서 열린 경북 성주고령칠곡 당협 간담회 축사에서 "우리 당에 좋은 (대권) 후보들이 많다"며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등을 열거했다.


이어 "너무 하나로 빨리 지금부터 휩쓸려 가서는 안된다"며 "이번에는 다음 대권은 안할 사람이 당대표를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차기 대권에 뜻이 없다며 "이번에 당대표를 하면서 대권 후보들을 잘 세워주고, 한 명으로 됐을 때 리스크를 없애고, 많은 후보들 속에서 당이 풍성하게 되는 것을 내가 해보겠다"고 자임했다.


7·2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면 중립적인 위치에서 여러 대권주자들을 관리하고 부각시키면서 2027년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당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2026년 지방선거까지이며, 정치 스케쥴상 2026년 지방선거 직후에는 바로 2027년 3월 대선후보의 당내 경선 국면으로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당협 방문에서 나 의원은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갈등을 싸잡아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이 또한 경쟁 당권주자 중 원희룡 전 장관보다는 좀 더 유력한 위치에 있는 한동훈 전 위원장 견제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읽힌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이 실패했는데 우리만 잘라서 절대 집권 못한다"며 "대통령한테 각 세우고 이러다 '폭망'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요새는 친윤~반윤이 아니라 또 친한~반한 이러고 싸우고 있더라"며 "이래서 정당정치가 건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모두 친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지지 의향의 발언을 들은 점을 가리켜 "이철우 지사가 '당에서 큰 사람들이 뭘해야지, 왜 자꾸 '보따리 장사'들이 왔다갔다 하느냐' 그러던데, 정말 우리 당이 당에서 큰 사람들은 존중하지 못하는 나쁜 습성이 있다"며 "나는 22년 전에 당에 와서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다. 오래된 분들을 존중해야 당의 뿌리와 역사가 생겨서 당이 건강하고 튼튼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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