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선의와 낙관에 기댄 가짜"
2023년 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 온 '힘에 의한 평화' 기조가 재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원식 장관은 13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그동안 일각에서 상대 선의에 기댄 거짓 평화를 믿고 북한이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완벽한 환상이자 헛된 믿음이었다는 것이 명백히 증명됐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직접 언급하며 "북한의 선의와 초현실적인 낙관에 기댄 완벽한 가짜"라고도 했다.
그는 "응징이 억제고, 억제가 평화라는 인류 역사의 변하지 않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라며 "북한이 평화를 해치는 망동을 한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의 지옥뿐이다. 우리 군이 북한에 이를 각인시키는 것이 진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강한 군대만이 전쟁을 억제할 수 있고,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힘의 원천은 장병들의 '강한 정신력'과 '숙달된 전투원'임을 명심하고, 내년에는 장병 정신전력 교육과 실전적 교육훈련을 강화해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강력히·끝까지(즉강끝)' 원칙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는 부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 강조
이날 회의에선 정예 선진 강군 구현을 위한 '신(新) 국방운영 목표 및 중점'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졌다.
내년 국방운영의 초점을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 구축 △한미동맹 및 연합방위태세 발전 △'국방혁신 4.0' 추진 △선진 국방문화 조성 등에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 장관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불의의 기습을 당하고 하마스를 응징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정신전력"이라며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을 통해 대적 필승의 정신전력을 고취하는 것이 전투준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새로 발간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등 다양한 MZ세대 맞춤형 콘텐츠들을 활용해 △지켜내야 할 조국에 대한 '국가관' △맞서 싸워야 할 적에 대한 '대적관' △어떻게 적과 싸워 이길 것인가에 관한 '군인정신' 등을 올바르게 확립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 처우 개선 미룰 수 없어"
신 장관은 장병 처우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성실히 복무 중인 장병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최근 발표한 '군인복지 기본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지원자가 줄고 있는 초급간부와 관련해선 급여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인상하는 한편, 간부 주거 여건 및 의료서비스까지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신 장관은 "전투력 발휘의 근간은 장병들"이라며 "장병들이 행복해야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 전투임무 수행에 불필요한 업무, 보여주기식 행정들을 과감히 제거하고 이론보다 실제가, 계획보다 행동이 중시되는 군대로 확실히 탈바꿈하자"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김명수 합참의장 주관하에 2023년 후반기 합참 작전지휘관회의를 개최했다.
국방부는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북한의 군사 위협을 평가하고, 우리 군의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위한 현장 작전지휘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