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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하버드대 총장이 자진 사임한 까닭은


입력 2024.01.03 15:14 수정 2024.01.03 16:47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AP "지원자수와 기부액 감소에 논문 표절 의혹 터져"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지난달 5일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도 끝내 사임했다.


AP통신 등은 2일(현지시간) 게이 총장이 하버드대 관계자들과 긴 논의 끝에 자진 사임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11명으로 구성된 하버드대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게이 총장의 사임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게이 총장은 “내가 물러나는 게 하버드대에 가장 큰 이익이 되고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 초점을 맞춰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나의 사임은 그런 차원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아이비리그 최초 흑인 여성 총장이 된 그는 임기 반년도 채우지 못한 역대 최단명 총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게이 총장은 그동안 반유대주의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으며 학교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하버드대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반이스라엘 시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유대인 학생들은 물리적 위협을 받았으며, 학생 게시판에 유대인 학생들과 교수를 특정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유대계 중심의 고액 기부자들, 공화당 의원 등은 게이 총장이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탄압을 방치한다며 게이 총장과 하버드대 이사회를 맹비난했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끝까지 게이 총장을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논문 표절 의혹까지 터지자 더는 버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AP는 “방아쇠를 당긴 것은 논문 표절 의혹건이지만, 게이 총장의 사임 저변에는 최근 줄어든 신입생 지원자수와 기부금 감소에 대한 이사회의 두려움 등이 깔려있다”며 “최근 하버드대 조기 전형 지원자가 17%가량 줄어들었고, 기부금 철회를 고민하고 있는 기부자나 동문 등은 전체의 3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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