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대교수협의회 성명 조목조목 반박
"정부, 의료계 및 각계 대상 130여회 의견 수렴"
"어느 나라도 환자 목숨 볼모 극단적 행동 안 해"
"의대 2000명 증원 계속 필요한 인원으로 생각"
대통령실은 25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계를 내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두고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또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와 관련해 기존에 발표한 2000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날 발표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교수협의회)의 성명을 언급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교수협의회는 전날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의 주요 원인은 저수가와 진료전달체계 미비, 의료사고 시 의사의 법적 보호 시스템의 부재"라며 "그동안 정부는 이 원인들을 해결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이제 와서 갑자기 2000명 의대 증원 증원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서울대병원 소아병원을 찾아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지시하고, 10월 충북대병원을 찾아 필수의료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2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개혁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던 사실 등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의사·환자·보호자·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필수의료 강화 방안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 역시 지역의료·필수의료 강화와 의사 확충을 위해 의료계 및 각계를 대상으로 130여 회에 걸쳐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며 "특히 의사협회와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의료·필수의료 정책과 의사 인력 확충에 대해 28차례 협의하였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홈페이지의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에 '의료개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Q&A(질문과 답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도 의료계의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반박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와 관련해 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것도 재차 못 박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 2000명을 의사 측과 조율해 낮출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추계한 2000명 자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필요한 인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 실장은 "의대 인원이 30여 년간 증원되지 못해 감소한 인원이 누적돼 7000명에 이른다"며 "원래 필요했던 의사 충원 규모는 3000명 내외인데, 정부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서 지금 2000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성 실장은 또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대에 증원 가능 규모를 다음달 4일까지 답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면서 "우리나라에 17개 정도의 의대가 50명 정도 미만의 소규모인데, 이 경우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라도 인원이 충원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 실장은 '의료 대란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출구전략을 마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환자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 하에서도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