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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출신 전 도봉구의장들…"안귀령 공천이 김근태 정신인가"


입력 2024.03.08 05:45 수정 2024.03.08 06: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인재근 "안귀령 도와주자" 당부했지만

'무연고 낙하산' 공천에 냉랭한 당심

지방선거 공천 갈등과 참패 트라우마

전직 구의장들도 "주민들이 심판해야"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공천을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인재근 의원과 인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 지역에 전략공천 된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한 데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연고 없는 인물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리꽂은 중앙당을 향한 반발이 본질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를 도와주자"며 봉합에 나섰지만, 상처받은 당심은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도봉구의회 의장을 지냈던 민주당 출신 A 전 구의원은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인 의원 불출마 후 처음에는 김남근 변호사가 온다고 했다가 지역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니 갑자기 또 새로운 후보를 내려보냈다"며 "민주주의자 김근태 정신이 다 망가졌기 때문에 오랜 당원들은 다 돌아섰다"고 혀를 찼다.


이어 "전혀 연고가 없는 안귀령 후보가 새롭게 왔는데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같이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나도 민주당에서 오래 활동했지만 지금은 정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도봉갑 출마를 준비했던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 측 인사들의 반감도 여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출신 B 전 구의회 의장은 "6개월 전부터 준비하며 예비후보 등록까지 한 사람이 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중앙당에서 낙하산을 내려보냈다"며 "지역을 알고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후보가 와야지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공천은 우리가 할 테니 지역은 그냥 따라오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성토했다.


B 전 의장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 공천은 결국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꼭 경험해야 깨닫는 사람들이 있다"며 "도봉구민들이 얼마나 무섭고 똑똑한지 이번 선거를 통해 당 지도부에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 개인에 대해 특별히 나쁜 감정이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고도 했다.


이면에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시·구의원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했다. 당시 민주당 도봉갑 지역위가 중앙당 방침에 따라 연고가 없는 3명의 외부 '낙하산' 인사를 데려와 공천한 것이 발단이었다. 결과는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4명의 전원 낙선이었다. 전국적인 국민의힘 바람 속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도봉구가 민주당 강세 지역임을 고려하면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구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가'번 기호 후보만 1등으로 당선시켰을 뿐, 3등까지 당선권인 선거구에서 2~3등을 모두 국민의힘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무엇보다 외부에서 영입됐던 후보 대부분이 낙선 후 지역을 떠나 당원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인 의원과 이동진 전 구청장 사이 공천 갈등이 '낙하산'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지역 당심이 여러 갈래로 조각났음을 짐작게 했다.


따라서 안 후보의 첫 과제는 흩어진 당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재근 의원 측 인사도 절반 정도만 안 후보 캠프에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안 후보는 최근 쌍문역 인근에 주거지를 마련했으며 전날 창동역에서 첫 주민 인사에 나서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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