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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인력 원하는 OTT 쏠림 현상…커지는 스태프들 ‘불안감’ [드라마 시장의 ‘두 얼굴’②]


입력 2024.04.04 07:14 수정 2024.04.04 16:2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스태프들도 OTT '진입장벽' 호소

"드라마 가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불안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촬영 현장을 책임지는 스태프들은 쉴 틈이 없을 만큼 바빴다. “업계에서 아예 일을 못 할 수준이 아니면, 누구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수요는 넘쳤고, 오히려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새롭게 제작에 돌입하는 작품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면서 작품과 작품 사이 ‘공백기’가 길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K-콘텐츠 열풍을 타고 드라마 제작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국내 편성된 드라마 개수는 2022년 135편에서 지난해 125편으로, 올해는 100여 편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이 활기를 띠던 코로나19 시기, 이미 제작을 마친 작품들도 편성 전쟁에 함께 뛰어들면서 올해 새롭게 제작되는 작품의 숫자는 40편 안팎에 불과하다고 전해졌다.


ⓒ유튜브 영상 캡처

물론, ‘실력 있는’ 스태프라면 수십 편의 작품이 ‘부족한’ 숫자는 아니다. 10년 넘게 TV 드라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그립 스태프는 “아무래도 TV 드라마의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쉬는 스태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2~3년이 유독 바빴던 것은 사실이다. 한 작품당 필요한 시간이 있어 1년에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거품이 꺼지고 있는 시기라고 본다. 탄탄하게 실력을 다지지 못한 스태프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사이 평일 드라마를 없애고 주말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송가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타 플랫폼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수의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영화감독들이 연출 중인 상황에서, 드라마 인력이 타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엔 어려움이 있고, 이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연상호를 비롯해 황동혁, 김성훈 감독 등 영화감독들이 자연스럽게 OTT로 활동 영역을 넓힌 상황에서, 고락선 촬영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등 이들을 따라 주요 영화 스태프들도 플랫폼을 자연스럽게 이동 중이다.


앞서 ‘거품이 꺼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스태프는 OTT 시리즈의 높은 진입장벽을 언급했다. 그는 “줄어든 TV 드라마의 빈자리를 OTT 작품들이 채우고 있는 반면, OTT 작품들의 일자리는 영화 인력들이 채우고 있다. 드라마-영화의 경계가 무너졌다곤 하지만, 스태프들 사이에선 장벽이 있다. 멀리 봤을 때 ‘일자리가 계속해서 줄어들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이들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OTT로 안전하게 활동 영역을 넓힌 영화 스태프들도 고민은 있었다. 여러 편의 영화, OTT 시리즈물 작업에 참여한 카메라 감독 또한 “일이 몰릴 때도 있고, 드물 때도 있는 스태프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 ‘위기’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고 언급하면서도 ‘스태프들의 선순환’을 막는 흐름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아무래도 OTT 시리즈물의 경우엔 검증된 스태프들이 많이 참여한다. 작은 작품에도 참여하면서 경력을 쌓고, 그러면서 입봉 과정을 거치는데, 영화계가 워낙 위축이 되다 보니 이런 과정이 활발하지가 못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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