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76일, 총리·비서실장 동시 간담회…민생·검찰개혁 과제 강조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8.20 00:10  수정 2025.08.20 00:24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 초기 대응 상황 공유

'검찰개혁' 모두 언급하며 정부 의지 재확인

대통령실은 3실장 간담회 순차 진행 계획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 76일째를 맞아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각각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두 사람 모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가 직면한 과제와 초기 대응 상황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의 방향과 정책 과제를 설명했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열린 간담회였지만, 총리와 비서실장이 같은 날 언론과 마주한 일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간담회는 각각 총리실과 대통령실이 별도로 마련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을 실무적으로 이끄는 비서실장이 같은 날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부 운영 기조와 당면 과제에 대한 입장이 나란히 공개됐다. 일정은 우연히 겹쳤지만 두 사람의 발언을 통해 정부가 국정 전반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또 주요 과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향이 드러났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국정과 현안에 방점을 찍었고 민생과 경제, 검찰개혁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재정 운용에 대한 접근에서도 유사한 기조가 나타났다. 김민석 총리는 비상경제TF(태스크포스) 가동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정부 출범 직후 핵심 조치로 소개하며 경제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4일 국회에서 의결된 2차 추경예산이 원활하게 집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7월 말 기준 2차 추경은 53.4%(11조원)을 집행했다.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도 "재정으로만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재정을 빼고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며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아가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를 살려야 할 텐데 국채 발행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사실 정해진 답"이라고 했다. 강 실장은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빚 내서 경제 살리냐'고 많이 비판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런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채무 비율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경제가 좋아지면 쉽게 갚아지는 측면도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역시 두 인사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핵심 주제 중 하나다.


김민석 총리는 쟁점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공론화 과정을 강조하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김 총리는 여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당연히 모든 개혁, 모든 입법은 정부여당 간 조율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게 더 근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대통령이 법무장관에게 말한 건 '어떠한 쟁점이든지 그 쟁점을 소수의 몇 사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충분히 쟁점이 무엇인지를 공유된 상태에서 그런 과정을 거쳐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개혁의 필요성, 과거 정치 검찰의 많은 문제점, 그리고 큰 방향으로서 기소와 수사가 분리돼야 한다는 큰 방향 이런 것은 이미 누차 대선 공약 등을 포함해서 제기가 됐다. 또 그것을 실현할 것이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여당의 의지도 누차 확인이 됐다"고 했다.


강훈식 실장은 검찰개혁과 관련 "이재명 정부의 숙명과 같은 개혁업무"라며 "정치 검찰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대통령의 검찰개혁"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하고 확실한 섬세한 개혁을 주문하신 것으로 이해해 달라. 검찰개혁은 땜질식으로 여러 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한 번에 제대로 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공론화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강 실장은 "김민석 총리도 그런 취지로 국회와 상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주 강훈식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간담회까지 이른바 '3실장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이어간다. 이 대통령의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남은 간담회는 외교·안보·정책·경제·인사 등 핵심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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