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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대표 후보는 '네거티브', 당원은 '난동'…진흙탕 싸움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4.07.16 14:11 수정 2024.07.16 14:32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충청 연설회서 일부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

한캠 "계획된 정치 폭력이자 선거개입"

원캠 "원 지지자 아닌 '반한동훈' 인물"

"지지율 고착화로 과열…당 분열 불가피"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 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진행요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에 치닫고 있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겨냥한 원희룡 후보의 '검증 공세'에 대해 도가 지나친 '네거티브 공방' 아니냐는 한 후보 측의 반론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은 급기야 연설회장에서 '난동'까지 벌인 것이다. 선관위 차원에서의 거듭된 경고에도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오전 원희룡·한동훈 캠프 측에 유감의 뜻을 담은 협조 공문을 보냈다. 충돌은 일부 극성 지지자와 유튜버를 중심으로 벌어졌지만, 최근 잇따른 방송토론회와 합동연설회 등에서의 후보 간 날 선 공방전이 영향을 미쳤을 수밖에 없단 판단이다.


앞서 전날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 열린 충청 합동연설회 현장에서는 일부 당권주자 지지자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 사태가 벌어졌다. 한동훈 후보의 연설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한 후보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지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장내 소란이 발생해, 한 후보는 준비한 원고를 모두 읽지도 못한 채 연설을 마쳐야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각 캠프 측에서 관계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후보 측에는 자제 당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할 것으로, (공문에는) 강한 유감의 입장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물리적 충돌에 연관된 일부 지지자들은 신원 특정이 완료돼 앞으로 열릴 행사에서 출입이 금지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그들을 행사장에 출입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장외는 실질적으로 관리하기도 힘들고, 장외까지 막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어 장내에 못 들어오게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가 열린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자 진행요원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지지자 간 충돌은 한동훈·원희룡 캠프 간 설전으로도 번졌다. 한동훈 후보 캠프에서 "사전 계획된 정치폭력이자 선거개입"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원희룡 후보 캠프에서는 "한 후보 지지자가 처음 폭력을 행사했다"고 날을 세웠다.


정광재 한동훈 캠프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충돌의 발단이 된 인물로 한 후보 연설 당시 '배신자'를 연호한 한 지지자를 지목하며 "이분 스스로 한동훈 후보의 연설을 방해하기 위해 '배신자, 배신자'를 일부러 좋은 자리에 가서 카메라 앞에서 외쳤다고 고백했다. 우리 당에 계신 분들이 이걸 저지하는 과정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폭력행사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함께 출연한 이준우 원희룡 캠프 대변인은 "혹시 원희룡 캠프와 연관된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발끈하며 "원희룡 지지가 아니라 반(反)한동훈 인물이다. 한동훈을 반대하는 인물이 한동훈 지지자에 의해서 처음 폭력을 당하고 자기는 저항하다가 과격해진 걸 기획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라고 반박했다.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 현 사태를 두고 경쟁 후보인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일침을 가했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의 출마 자체에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한 번은 참았어야 할 후보가 너무 큰 혼란을 몰고 왔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페이스북에 "어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장에서 벌어진 지지자간 몸싸움과 충돌 사태는 어찌보면 예견된 사태"라며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변질시키고 화합과 비전의 메시지 대신 서로 밀치고 삿대질하는 난장판, 분열과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을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라고 지적했다.


네거티브 공방이 초반보다 오히려 더 거세지면서 결국 당내 분열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당대표 후보들의) 지지율이 고착화된 상태라 점점 더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는 사태를 낳고 있다"며 "4주 차에도 선두와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지면서 더 초조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후보는 선거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정치 얘기보다도 '저 후보는 안된다'는 네거티브로만 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뭐가 바뀔 거라 생각했는데, 4주차가 된 지금도 심해지는 것을 보면 원 후보는 내가 (당선)되는 게 꼭 목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수는 한 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를 받아 들이느냐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패턴과 똑같이 '마음에 안 들면 주저앉혀야 한다'는 마음을 먹으면 이 당은 분열될 것"이라면서도 "'별 수 없다. 한동훈을 건드리면 다 망한다'는 생각을 하면 어쨌든 당은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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