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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협력 굳건'…美·日 리더십 교체기 속 눈에 띄는 '尹 역할론'


입력 2024.09.03 17:44 수정 2024.09.03 20:02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尹, 6일 日 기시다와 한일 정상회담

양국·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 등 논의

2일엔 바이든·트럼프 측근 포함 상원의원단 만찬

만찬 메뉴, 김 여사가 각별히 신경…미국산 소갈비도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부부초청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올 하반기 미국과 일본의 리더십 교체가 예고돼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외교·안보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양자 협력,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 등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3일 밝혔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일 셔틀 정상외교 차원 및 임기 중 유종의 미를 거두고 양국 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을 적극 희망하여 성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그간의 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후임 총리의 대외 정책과 향후 한일관계 발전에 대해 건설적인 조언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7일 진행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연임 도전을 포기해 이달 말 임기가 마무리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만남은 지난 7월 11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계기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양자 회담을 한 이후 약 두 달만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12번째 한일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앞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전날(2일)엔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연방 상원의원 7명과 그 배우자들을 초청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갖고, 한미동맹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만찬에는 공화당의 빌 해거티(테네시)·존 튠(사우스다코타)·댄 설리번(알래스카)·에릭 슈미트(미주리)·케이티 브릿(앨라배마) 상원의원,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델라웨어)·게리 피터스(미시간)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해거티 의원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트럼프 당선 시 유력 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역구를 물려받을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쿤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외교안보 고위직 기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부부초청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 자리에서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이 역사상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한 동맹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미 의회가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에 이어 올해 7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 승인을 통해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시스템이 구축되고,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며 "방한 의원단이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계속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협력 체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미 의회가 지속적으로 성원해달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빈 방미 계기 미 상·하원 합동 연설 당시 미 의원들이 보내준 뜨거운 환대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방한 의원단장인 해거티 의원은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로서 양국관계를 위해 언제든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쿤스 의원은 "글로벌 복합 도전에 직면해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의 결속과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방한 의원단은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윤 대통령의 담대한 용기와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며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계를 계속 적극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빌 해거티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 부부초청 만찬에서 해거티 의원의 배우자로부터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한편 이날 만찬 메뉴들은 김 여사가 하나하나 직접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빈 방한 시 일반적으로 제공되어 온 궁중요리 대신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떡볶이와 제육볶음, 김치찌개, 해물파전 등이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김 여사는 "K-푸드가 전 세계에 보다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또 미국산 소갈비 구이도 제공됐는데, 김 여사가 미 상원의원들을 배려해 별도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장에서는 김 여사의 생일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브릿 의원은 이날 생일을 맞은 김 여사에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물었고, 김 여사는 "오늘 만찬이 가장 의미 있는 생일이었다"고 답했다.


이후 해거티 의원의 배우자는 사전에 준비한 꽃다발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쿤스 의원의 제안으로 다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김 여사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만큼 감동적인 생일"이라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통령께서는 미국과 일본의 수장이 바뀌어도 한미동맹 공고화 및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관계 형성을 위한 외교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미·일 리더십 교체 이후 한미일 협력 방향에 관한 질문에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협력 체계는 지도자의 변경이 있다고 해서 바뀔 것이 아니고, 엄연히 공식 외교 문건을 통해 지속 가능한 효력이 그대로 인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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