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기회소득 수혜자 주로 서민·노동자·저소득층…내수진작 효과 있다"
"돈을 우선으로 하는 경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이것이 도가 추구하는 휴머노믹스"
빈곤과 사회복지 정책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인 루크 쉐퍼(H. Luke Shaefer) 미국 미시간대 포드 스쿨 석좌교수가 8일 경기도 기회소득에 대해 “세계적으로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루크 쉐퍼 미국 미시간대 포드 스쿨 석좌교수와 만나 민생 회복을 위한 공공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루크 쉐퍼 교수는 빈곤과 사회복지 정책 분야에서 선도적인 학자로 미시간대 총장 주도 ‘Poverty Solutions(빈곤 해결)’ 사업을 이끌며, 지역사회와 공공부문의 협력을 바탕으로 빈곤 예방 및 완화에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쉐퍼 교수는 저서 ‘$2.00 a Day: Living on Almost Nothing in America. 미국에서 하루 2달러로 살아가기’에서 미국 극빈층의 생활상을 소개하면서 빈곤의 원인으로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아동 소득 정책과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시간 주정부 등에 자문하고 국제 포럼에도 초청받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쉐퍼 교수에게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로서 주도해 작성한 ‘비전2030’과 경기도의 기회소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 기회소득 시장에서 보상받지 못하지만 창출되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공공이 보상한다는 차원의 제도”라며 “수혜자들이 주로 서민, 노동자, 저소득층 등 한계소비 성향이 높은 층이기 때문에 내수진작의 효과가 있다. 단순한 시혜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에 대한 투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소득과 더불어 360도 돌봄도 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경제에 있어 돈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것”이라며 “돈을 우선으로 하는 경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것이 경기도가 추구하는 휴머노믹스다. 경기도는 휴머노믹스의 하나로 중앙정부와 달리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경제, 동물 복지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쉐퍼 교수는 “굉장히 흥미롭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이고 세계적으로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며 “보편적인 기본소득과 대비해 전용 가능성이 적고 같은 돈을 쓰더라도 사회적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예전에 했던 연구 중에서도 1달러를 똑같이 지급하는데 소비할 사람과 저축할 사람 중 소비할 사람에게 지급하는 게 맞다는 내용이 있다”며 “왜냐하면 1달러의 소비가 순환경제를 일으켜서 거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김 지사의 뜻에 공감을 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 지사의 모교인 미시간대 포드 스쿨의 설레스트 왓킨스-헤이스(Celeste Watkins-Hayes) 학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포드 스쿨은 미국 제38대 대통령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 ’74~’77년 재임)의 이름을 딴 미시간대 소속 공공정책대학으로 김 지사를 비롯해 유수의 정치인과 정부 관료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