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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데이 ①] 與, 금정·강화 모두 지켜야 승리…민주, 곡성만 승리시에는 타격


입력 2024.10.16 06:00 수정 2024.10.16 09:0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한동훈, '2 대 2' 성적표 못 받으면 책임론 불가피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 힘 실리기 어려울 수도

이재명, 야권 텃밭 수성 실패 땐 리더십 타격 클 듯

11월 1심 선고 맞물려 있어 체제 물음표 붙을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기초자치단체장 4명과 교육감 1명을 선출하는 재보궐선거가 16일 실시되는 가운데, 재보선 승패에 따라 정부여당 관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지도체제 문제, 민주당과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과의 야권 내부 관계 등이 요동칠 전망이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은△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곡성군수 △전남 영광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 4명과 서울시교육감 1명을 선출한다.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부산 금정과 전남 영광으로 이날까지도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혼전 양상이다. 특히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인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는 이번 재보선의 성적표를 사실상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는 자당이 차지하고 있다가 단체장 순직으로 인해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이기도 하고, 또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임을 고려하면 반드시 두 곳 다 지켜내야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다.


'2대2'를 만들지 못하면 패배 책임을 놓고 당정 관계에 파란이 일고 여권 내부에서도 한동훈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어나는 등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 대표가 제기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에도 힘이 실리기 어려울 수 있다. 대통령실이 이 사안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손상을 입은 한 대표가 이 문제를 밀고 나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부산 금정·인천 강화 중) 한 군데라도 잃게 되면 한동훈 리더십에 대한 당 안팎의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고,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두 곳 모두를 선방해야 비교적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하면서 그 다음 스텝으로 갈 발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 대표가 초박빙 판세로 알려진 부산 금정에 더욱 총력을 다하는 이유다. 한 대표는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모두 여섯 번 부산 금정을 찾았다.


한 대표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혈세낭비' 발언을 재차 부각하며 "김 의원의 생각이 아닌 민주당이 금정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약속한 일을 윤일현과 국민의힘이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우리가 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부산 금정구 스포원을 방문, 유세차량에 올라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으로서도 부산 금정에서의 승리가 간절하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의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승리가 불투명해져서다. 만약 민주당이 부산 금정을 빼앗아오면 호남에서의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반대로 부산 금정에서 패배한다면 전남 영광과 곡성을 모두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승산이 크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는 곡성 한 군데만 지켜낸다면 향후 11월에 있을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와 맞물려 이재명 체제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다.


특히 영광군수 선거에서 혁신당에 패하는 형태로 진다면, 텃밭인 호남 민심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비례대표 득표율이 혁신당에 밀린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에 출석하느라 지원 유세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러분의 손으로 10·16 재·보궐선거를 2차 정권심판으로 완성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마땅히 선거 전날 국민의 뜻을 현장에서 전달해야 하는데 재판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며 "잘하면 잘했다, 못하면 못했다, 이렇게 심판을 해야 대리인들이 자신의 몫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영광군 터미널 인근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장현 영광군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22대 국회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혁신당 입장에서도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 혁신당은 영광군수 선거에서 이기면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민주당을 위협할 수 있다.


혁신당은 만약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진보당에도 뒤처지는 3위로 기록된다면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 등이 예정된 내년 4·2 재보선,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진로와 관련해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호남의 고도의 정치 감각을 고려하면 혁신당이 호남의 둘째 아들로 설 수 있을 유산을 주시리라 믿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 당선자 윤곽은 16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이후 밤늦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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