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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논의 하세월…크리스마스 이브엔 발표될까


입력 2024.12.23 00:10 수정 2024.12.23 00:3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권성동 "'원톱이 좋다'는 의견들 많이 전달"

선수별 취합 의견과는 딴판? 논의 원점으로

'투톱 체제'는 나경원·김기현·원희룡 거론

다양한 의견들 분출…24일 지명 여부 촉각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전 대표가 물러난지 일주일이 됐으나 국민의힘 당대표직 궐위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당대표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당내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원톱 체제'로 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비대위원장을 세워 권 원내대표와 함께 '투톱 체제'로 갈 것인지조차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분위기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질문에 "많은 의원들이 내게 '원톱'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개인적으로도, 그룹으로도 전달하고 있다"며 "원톱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유는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로 뽑은 것인데,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사실상 지명해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의원들이 많지만, 그 점(원톱 체제)에 있어서는 발표할 때, 발표를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대행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72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동료 의원들이 참여한 경선을 통해 선출됐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이 높다. 반면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지명하면 임명되는 '임명직'이다. 당헌상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는 형식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보완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현재와 같은 위기 국면에는 비대위원장에게 힘이 붙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갑자기 참신한 외부 인사가 나타나 당을 이끌 가능성이 없다면, 권 대행이 계속해서 원내대표와 함께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사견을 전제로 "비대위원장을 따로 세우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되는데, 임명직인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 대표에 비해 힘이 떨어져 제대로 맞상대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며 "여야정 협의체에서 마주치더라도 중앙대 법대 선배인 권 의원이 차라리 이 대표를 제압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원톱 체제'는 4선 이상 중진의원들 사이에서 회의감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의원총회를 앞두고 권 대행을 원내대표 후보로 밀어줬던 게 중진의원들이다. 당시에는 당연히 권 대행은 원내대표만 맡고,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해 한동훈 전 대표가 책임을 지고 내려오게 된다면 비대위원장은 또다른 중진의원이 맡는다는 것에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다는 게 중진의원들 사이에서의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의총을 앞두고 권 의원을 중진의원들이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할 때,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까지 겸해 '원톱'으로 당을 이끈다는 전제는 없었다"며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정 맡고 싶다면, 그 경우에는 원내대표를 다른 의원에게 넘겨야 맞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앞서 있었던 선수(選數)별 의원 모임에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하는 '투톱 체제'에 힘이 실린 이유이기도 하다.


'투톱 체제'로 갈 경우,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영남이 아닌 서울·수도권 지역구의 중진의원이라는 점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했으나 그렇다고 이른바 '친윤(친윤석열)'이 아니고, 오히려 윤 대통령 재임기에 윤 대통령과 친윤에 의해 핍박 받았었다는 점에서 가점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당대표를 지냈던 5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나, 서울 지역구의 또다른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일부 초·재선 의원이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다선 조경태 의원이나 1987년생 김재섭 의원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정치 여건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원외에서는 올해 총선 직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돼 7·23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했던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선수별 의원모임에서 집단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 외에 권 대행이 개별적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하면서,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는 오는 성탄절까지 결론을 못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주중에는 휴일(22일) 발표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늦어지면서, 지금으로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 발표해 국민들께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면서도 "그날(24일)도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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