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관들이 기억하는 계엄 당일 '대통령 지시사항'은…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2.22 08:40  수정 2025.02.22 14:13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

"특전사령관이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고 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국회본청 앞에서 계엄군 병력이 본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복수의 현장 지휘관들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이상현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내란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12월 4일 0시 50분에서 1시 사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보안폰을 통해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단장은 해당 통화에서 곽 전 사령관이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어라'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이 1시 1분에 이뤄졌던 만큼, 해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여단장은 "상관의 중요한 지시를 받으면 군인은 기계적으로 복명복창하도록 돼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복명복창했는데 (곽 전 사령관이) '응'하고 약간 이렇게 주저하시는 목소리를 하면서 전화를 끊으셨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 그(곽 전 사령관) 전화가 끝날 때쯤 1대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동일하게 '대통령께서 이러한(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셨다'고 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게 녹취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의 전화 지시가 이뤄지던 시점에 이 여단장과 같은 차량에 탑승해 있던 안효영 제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도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못 하지만 문맥상 맞다"며 "'대통령님 지시'라는 단어(문구)는 기억하고 있다.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내란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이 임박한 시점에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고 했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역시 지난 1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12월 4일 0시 45분께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국회본청 내부에 진입해 국회의원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여단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1공수여단장 "부대 복귀 후
상황일지 수정하지 말라고 해"
개인 수첩에 볼펜으로
상황 복기한 뒤 검찰에 제출


이 여단장은 계엄 해제 이후, 당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부대 복귀 후 지휘통제실로 가서 '상황일지를 절대 수정하지 말라' '지휘관을 위하거나 부대를 위해서 수정하지 말라' '이 시간 이후 수정되면 실무자는 공문서위조로 처벌받는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여단장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수첩을 꺼내 기억나는 내용을 기록했다고도 했다.


특히 연필로 기록할 경우, 심경 변화에 따라 내용을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고 보고 "볼펜으로 수정해 그것을 검찰 조사 때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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