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 기각·각하 vs 인용 전망 엇갈려
각하 측 "대통령과 당 따로 가는 건 안돼"
인용 측 "당은 다르다는 점 국민께 보여야"
어느 정도 거리가 적절? 고심 깊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지막 절차인 선고만을 앞두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과의 적절한 '거리'에 관한 엇갈린 시각이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67분 최후변론'의 진정성과 국민 여론에 대해 상반되는 의견들이 나타나면서, 향후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마저 전혀 다르게 투영되고 있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안팎에선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에 대해 상반된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최후변론에서 꺼낸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을지에 대한 판단부터가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에 담긴 진심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됐다고 평가한 국민의힘 인사들은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거나 '각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들은 윤 대통령이 꺼낸 '개헌 카드'가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에 호소력이 있었다고 평가한 뒤 "당내에서도 국민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구체적으로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우리 당의 대통령으로서 그렇게(탄핵 기각)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5선 중진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국민들이 대통령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진술이었다. 정치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했다"며 "계엄 과정 등을 보면 '설사 헌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탄핵, 파면에 이를 정도가 아니지 않나'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은 각하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이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날 최후변론에 설득력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헌재 판결을 승복하겠단 메시지가 빠진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헌재 결과에 따라 승복 (또는) 분열이 예상되는데, 그에 대한 국민통합 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비상계엄으로 국민의 일상이나 소소한 삶이 석 달 가까이 혼란과 혼돈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최후변론의 입장은 와닿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며 "(개헌은) 대통령 통치권과 과도한 입법 권력이 대충돌하면 국가와 국민이 불행해지는 걸 막아보자는 측면에서 제안한 내용들인데, 그때(계엄 선포 전에) 고민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평가했다.
헌재는 변론을 종결하고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준비에 착수했다. 헌법재판관들은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의를 열 예정이다. 휴일에는 평의가 없지만 자택 또는 사무실에서 각자 사건 기록을 검토한다. 선례를 감안하면 이 과정에 2주가량이 소요돼 선고는 3월 중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변론 종결 뒤 14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됐다.
헌법 제113조 1항에 의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을 하는데에는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선 국민의힘이 끝까지 윤 대통령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당내에) 탄핵 기각을 확신하는 분들이 대다수"라며 "윤 대통령이 설명하는 내용이 탄핵심판에 어느 정도 도움될까 하는 내용보다도 당 지지자들, 국민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 전망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약속한 개헌을 통한 정치개혁은 지금 우리 당이 걸어가려고 하는 길과 일치한다"며 "개헌에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이재명과의 차별화가 여기서 드러나는데 대통령과 당이 따로 간다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내에서조차 탄핵이 인용될 것이란 전망 또한 만만치 않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은) 대부분 야당 탓 또는 본인 변명, 지지자 결집 이야기를 하고, 나아가서 헌법 개정도 이야기했던데 그건 본인이 할 이야기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만장일치 파면 결정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을 대비해 지금이라도 당이 윤 대통령과 적절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국민의힘 관계자는 "TK나 PK 일부 지역은 모르겠지만 수도권에선 윤 대통령에 대해 살벌한 반감까지 느낄 수 있다"며 "탄핵을 찬성하는 국민들 중 윤 대통령이 싫지만 이재명과 민주당도 싫어하는 국민들은 분명히 있는데, 윤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재명을 싫어하는 국민들을 끌어안으려면 지금부터 당이 바뀌고 있단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에 대한 반감이 있는 점에서 여당은 오히려 지금이 정 떼기에 좋아 다행일 수도 있다"며 "탄핵심판이 내려지기까지 2주간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여당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