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리온, 24일 코인원서 5만원 체결가 기록
오류로 10여 분간 매도 불가…8435% 상승 후 급락
코인원, 사태 파악 후 피해자에게 보상 진행할 예정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서 신규 상장한 '닐리온(NIL)'의 매도 주문이 10여 분간 먹통이 되면서 급격한 시세 변동이 나타났다. 새로 상장한 종목이 수십배 상승한 뒤, 수 분 만에 절반 이상 급락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의 거래소 신뢰에도 의문이 생기고 있다.
2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전날 오후 10시 닐리온을 원화 마켓에 상장했다. 당초 오후 10시부터는 매도 오픈, 5분 뒤인 오후 10시 5분부터는 매수를 오픈하기로 했다. 이에 닐리온은 초기 상장가(시초가) 585.6원에서 3분여 만에 8438%(약 84배)대 상승률을 기록한 5만원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당시 해외 거래소 가격은 0.89 달러(약 1308원) 수준으로, 코인원과의 김치 프리미엄은 3861%에 달하기도 했다.
문제는 코인원이 공지대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인원은 24일 오후 10시 5분부터 매도 주문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지만, 실제 매도 주문은 10시 19분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뒤늦게 매도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5만원에 달했던 닐리온 가격은 수 초 만에 1000원대로 급락했다. 하락률은 무려 97.59%에 달했다. 최고가에 10만원을 매수했다면 평가 손실은 9만7000원 수준이 된 셈이다.
이에 코인원 자체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내용과 관련된 이용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이용자들은 "고점에 사지긴 하고 팔리지는 않는다. 저점에는 사지지 않고 팔아지기는 하느냐", "왜 매도가 안되느냐"고 손실 내역을 인증하기도 했다. 커뮤니티 내 다수 이용자들의 매수 평균가는 1만원~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몇 초 만에 -80% 이상의 자산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닐리온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데이터 공유, 분산 연산을 위한 탈중앙화 네트워크로, NIL 토큰을 통해 생태계 내 연산 처리 및 보상 기능을 수행한다. 닐리온은 24일(현지시간) 토큰 생성 이벤트(TGE)를 진행해 바이낸스, 비트겟 등 해외 거래소에서도 상장됐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코인원만 상장했다.
코인원은 내부적으로 사태 파악 중이며 피해자에게 보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24일 닐리온 신규 거래 오픈 후, 일정 시간 매도주문 처리 지연이 발생해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며 "확인된 사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안정화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인원은 지난해 12월 9일에도 신규 상장 가상자산이 이상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신규 상장된 무브먼트는 기준가 215원에서 단시간에 99만8500원까지 4600배 급등한 뒤, 5분 만에 5000원대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98000%에 달하는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했으며 국내 거래소 내 물량 부족과 유동성 미비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무브먼트는 출시 초기 단계로 판매 수요가 적고 상장 경쟁이 과열되며 유동성이 극히 낮았던 상황이었다. 이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은 코인원의 상장 강행 배경을 확인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업계 전반에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