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자주 나타나는 피부 문제 중 하나는 두드러기다. 급격히 변하는 온도에 내 면역체계가 과민반응하는 두드러기는 내가 과민반응하는 대상에 따라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콜린성 두드러기’는 원인을 잘 몰라서 초기 대처가 힘든 경우가 많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체온이 갑자기 올라갈 때 땀 분비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그래서 밖에 있다가 침대로 들어가거나 따뜻한 물에 샤워할 때 갑자기 피부가 따끔거리고 가려우면서 작은 발진이 생기지만 처음에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더욱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콜린성 두드러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몸 안에 열과 습기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쌓여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표면의 증상만을 억제하기보다 내부적으로 열과 습기를 조절해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한다.
이는 과민반응으로 인한 가려움만 일시적으로 억누르는 약을 쓰는 서양의학적 접근과 비교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강점이다. 몸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체내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다.
한의학적 치료로는 피부의 염증을 줄이고 열을 내려주는 ‘청열제습(淸熱除濕)’ 효과가 있는 한약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약재로는 황련, 황금, 지모 등이 있으며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맞춤 처방한다.
한약은 몸의 내부 환경을 개선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피부 재생을 촉진해 건강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침 치료와 뜸 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빠르게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예방과 관리 방법들이 있다. 첫째, 체온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령 너무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것과 샤워할 때는 물 온도를 미지근하게 유지하는 것 등이다.
둘째, 운동할 때는 갑자기 격렬하게 하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마치 차 엔진을 워밍업하듯이 몸도 천천히 데워주는 것처럼 말이다.
셋째, 땀을 내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처음에는 두드러기가 나지 않을 정도의 낮은 강도로 시작해 점점 몸을 적응시키면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기 증상이 줄어들 것이다.
평소에 간단히 할 수 있는 지압법도 도움이 된다. 두드러기 예방과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혈자리로는 ‘곡지혈(曲池穴)’과 ‘혈해혈(血海穴)’이 있다.
곡지혈은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팔꿈치 바깥쪽 주름 끝부분에 있고 혈해혈은 무릎 안쪽 위로 3~4cm 정도 올라간 위치에 있다. 이 혈자리를 하루 2~3회, 1~2분씩 가볍게 눌러주면 피부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증상이 완화된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불편한 피부질환이지만 한의학적 접근과 평소의 간단한 생활습관 관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해 전문적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정확한 체질 진단을 통해 맞춤형 치료를 받으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건강한 피부를 되찾을 수 있다.
글/ 이한별 한의사·구로디지털단지 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