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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없는 혁신당, '어대명' 흔들 '바람' 일으킬까


입력 2025.04.09 06:20 수정 2025.04.09 06:2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선거 흥행 아이콘' 혁신당…대선셈법 복잡

'독자 후보' 낼까 '선거 연대' 할까, 갈림길

"민주당 후보·헌정수호 후보 중 헤아려야"

조국, 옥중 편지서 "하나된 힘으로 임하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정권교체 채비에 한창이다. 반면 조국 전 대표의 부재로 당내 유일의 대권주자를 잃은 조국혁신당은 셈법이 복잡한 모양새다. 그간 민주당과 '협력할 땐 협력, 경쟁할 땐 경쟁' 기조를 고수하던 혁신당이 이번 대선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에 파란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민주당이 '완전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선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시한은 목요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혁신당의 대선 시간표 구성은 이틀 뒤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전 대표의 구속 이후 혁신당 지지율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은 만큼, 혁신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얼마나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로 인해 혁신당은 '이재명 표 분산의 경쟁자'가 될지 '이재명 압승의 조력자'가 될 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혁신당의 선택지는 '독자 후보'를 내거나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 두 가지"라며 "우리 당이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독자 후보를 이미 냈겠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민주당에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한 것은 '야권 대연합을 만들어 압도적 대선 승리를 이뤄내자'는 충정임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선 12석에 불과한 혁신당을 '흥행의 아이콘'으로 평가한다. 출범 1년여를 맞은 혁신당은 그간 '3년은 너무 길다'는 기조 아래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을 가장 처음 발표했고,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취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파면됐다. 또 지난해 10·16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해 전패했지만, 반년 후인 지난 2일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선 민주당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나아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에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하며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이 대표 일극체제를 꾸짖는 주요 수단이 됐다. 특히 혁신당이 제안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어대명' 기류 속 순탄한 당선이 예상되던 이 대표를 다소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혁신당 앞에 놓인 난관도 수두룩하다. △조 전 대표가 대법원 확정판결로 구속되면서 당내 마땅한 후보가 없고 △대선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만 최소 80억원에 달하며 △실무를 담당할 당직자나 보좌진 등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계되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여론조사상 30%대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 수 있을 지 여부도 불투명한 탓이다.


혁신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재명 대표를 도와 연합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오픈 프라이머리 제안 그만하고 독자 후보를 내라'는 등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당내서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선 시간표 구성에) 시간에 쫓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일 경우 혁신당 후보도 당연히 출마해야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약 민주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거부할 경우 독자 후보로 출마해 대선을 완주하느냐, 아니면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은 고민을 좀 해봐야 하지만 결국 내란 종식을 위한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선민 혁신당 대표권한대행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가오는 대선은 민주진보 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민주당 안의 후보가 될 것인지, 헌정 수호 세력 전체의 후보가 될 것인지를 헤아려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 전 대표도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옥중 편지를 통해 "야권 정당은 조속히 각 당의 절차에 따라 각각의 입장을 수렴하고 집결해 100% 하나 된 전력으로 대선에 들어가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며 "향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60일 동안 우리의 실천이, 60일 이후 우리의 선택이 그 후 60년을 결정할 것이다. 위대한 국민은 이길 것이고, 이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오픈 프라이머리는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예비경선에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당원뿐만 아니라 비당원인 유권자도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원의 투표권을 약화시켜 반발을 살 수 있고, 권리당원의 기득권이 줄어 비명계나 다른 정당 후보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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