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 관련 종목들 급등·급락 반복
극단적 주가 변동에…금투업계, 투자자 보호 돌입
거래소, 변동성 대응에 총력…“모니터링 강화”
미래에셋·NH 등 일부 종목 증거금률 100%로 상향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정치테마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치테마주 과열 양상에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은 시장경보 및 거래정지 조치 등을 취하며 극심한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은 이달에만 712%(3165→2만5700원) 급등했다.
특히 이달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한 차례 거래 정지됐으나, 거래가 재개된 11일 다시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로 인해 재차 거래 정지된 상태다.
‘오세훈 테마주’들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초 진양화학과 진양산업은 차기 대선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언급되자 기대감에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각각 44.3%(3410→4920원), 19.4%(7570→9040원) 올랐다.
하지만 오 시장이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한 여파로 하락 전환돼 3거래일 동안 진양화학은 50.9%(4920→2415원), 진양산업은 35.8%(9040→5800원) 떨어졌다. 지난 14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하락 전환했다. 다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관련된 종목들은 돌연 급등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유력한 대권 주자들과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투심이 시시각각 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도 단순 연관성, 언급만으로도 테마주로 무분별하게 분류돼 극단적인 주가 흐름이 연일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에 힘쓰고 있다. 급등세로 인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며, 신중한 투자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거래소의 시장경보 제도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2단계인 경고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주가가 지속 상승하면 위험종목으로 분류되고, 투자위험 상태에서도 이상 거래가 계속되면 거래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투자경고’로 지정된 28종목 가운데 22종목이 정치 테마주라는 점 등을 통해 과열 현상을 엿볼 수 있다. ‘투자위험’ 지정 종목은 상지건설, 에이아이더뉴트리진, 형지글로벌, 흥국화재우 등 총 4개인데 이 중 에이아이더뉴트리진을 제외한 3종목이 이재명 테마주다.
거래소 관계자는 “단기간 변동성이 확대돼 문제를 빚은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고자 시장경보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포착하면 사전 조치와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신용 리스크를 축소하고 투자위험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의 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100%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을 전부 현금으로 사야 해 미수거래로 인한 미수금 발생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시장 충격과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 조치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유라클, 유라테크, 크라우드웍스, 원티드랩, 카티스, 진양산업 등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변경했다. NH투자증권도 이수페타시스, 유라클, 원티드랩, 웹케시, 유라테크 5종목의 신용대출을 제한하며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가 상한가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아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하락을 맞으면 손실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정치 테마주처럼 단순 이슈가 아닌 성장성이나 실적 등에 근거해 투자하는 태도가 요구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