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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노린 김의겸의 자책골?…'박원순·이재명 北 코인 투자설' 공론화


입력 2022.10.07 15:24 수정 2022.10.07 15:2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김의겸, 국감서 이재명 표적수사 의혹 제기

"韓, '그리피스 사건' 조사차 미국행" 의심

이 과정에서 박원순·이재명 연루설 언급도

한동훈 "사실이면 문제...질문 이유 모르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난 6월 미국 출장 목적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표적수사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대북제재 회피에 우리 측 정치인이 연루된 정황을 조사하기 위해 한 장관이 미국 FBI를 방문한 것이라는 게 요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간 음모론으로만 떠돌던 이 대표의 대북 코인사업 연루 의혹을 공론화해 더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나선 김 의원은 "한 장관이 90개가 넘는 미국의 연방검찰청 중 왜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갔을까. 버질 그리피스 때문에 갔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실제 한 장관은 가상화폐 수사 공조 때문에 (미국에) 갔고 실적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며 "그리피스 관련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피스 관련 의혹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더리움' 개발자 그리피스는 2019년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거래 기술을 소개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는 불법 행위에 해당돼 그리피스는 올해 초 미국 검찰에 기소됐고, 징역 63개월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조력자들이 있었다는 자료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었다. 미국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피스와 'CC-5'로 명명된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의 이메일 교신 내용에는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 박원순, 성남시장 이재명 이 분들이 북한에 이더리움 서버 리서치 센터를 만드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장과 미팅을 추진했으나 취소됐다' 이런 내용들이 자료에 나온다"며 "한 장관이 이걸 봤으면 대단히 구미가 당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연락책의 미국 이름은 '에리카 강' 한국 이름은 강현정 씨다.


그리피스가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되며 국내 정치권이 연루됐을 수 있다는 정황은 이전에 나왔으나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되진 않았었다. '야권 정치인들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북한에 도움을 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SNS나 인터넷 상에서 음모론처럼 떠도는 정도였다. 이를 김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하면서 아이러니하게 공론화된 셈이다.


특히 최근 민간대북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가 북한 관련 코인 사업을 벌여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2019년 7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는 필리핀에서 '아시아태평양 국제대회'를 공동 주최하고 남과 북이 하나의 길을 만들겠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언급한다. 해당 행사는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상당한 공을 들였던 행사로 알려진다. 2020년 4월에는 'APP427'으로 명명된 코인도 내놨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의 질의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과 (암호화폐 관련) 여러 공조를 하는 것은 맞고 구체적 사안을 밝힐 순 없지만 사안 하나를 위해서 가거나 하진 않는다"고 부인하면서도 "만약 진짜 그런 문제가 있다면 범법 가능성이 큰데 조사를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사건이 진행 중인 것도 아니고 왜 묻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저 사안이 미국 법원에서 그렇게 공개가 된 것이라면 어떤 맥락에서 묻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차 싶었는지 김 의원은 "한 장관의 평소 표현대로 국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다음으로 넘어가겠다"며 서둘러 질의 주제를 바꿨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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