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동훈, '정치신인' 파고 돌파…경주·포항서 APEC 밀고 과학계 당기고

데일리안 경주·포항(경북) =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4.22 08:00  수정 2025.04.22 09:20

경주·포항 방문 등 영남권 민심 잡기

동시에 '정치 초보 프레임' 정면승부

이공계 대학생 만나 尹정부 대신 사과

박정희式 '경제 리더십' 바탕 비전 천명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국회 APEC 특위 위원인 김형동 의원, 한지아·우재준 의원, 주낙영 경주시장 등이 21일 2025 APEC 정상회의 주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정치 신인' 프레임을 벗기 위한 정무적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날 대구에 이어 경주와 포항을 잇따라 찾으며 영남권 민심과 국정 운영 역량을 동시에 챙기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한동훈 후보는 21일 2025 아시아태평경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를 직접 방문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 회의로, 준비의 완성도는 국가의 외교력과 행사 운영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국정 공백 속에서 '제2의 잼버리' 사태로 비화하지 않도록 국회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는 핵심 현안이다.


이날 일정에는 주낙영 경주시장과 국회 APEC 추진지원 특별위원회 이락우 위원장, 국회 APEC 특위 위원인 김형동 의원, 한지아·우재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동훈 후보는 APEC 정상회의장 예정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우리가 치러야 할 APEC 정상회의는 그 대단한 경주 역사에서도 앞으로 몇천 년간 남을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정상회의를 했을 때 서울 아니면 부산 혹은 제주도에서 했다. 이런 일을 반복을 해왔다. 그런데 이제 진짜 (경주에서) 대한민국의 세세한 진면모를 세계에 보여줄 때가 됐다"고 기대했다.


한 후보는 "경주에서는 그렇게 높은 건물이 없다. 복원하고 유지할 유산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준비에 있어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만 그것을 해냈을 때 우리 경주와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더 빛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준비 및 지원 상황에 대한 세부 보고를 받은 한 후보는 곧바로 APEC 정상회의가 열릴 HICO 현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현장 안내를 맡은 주낙영 시장은 컨벤션센터 내 주요 회의장을 비롯해 핵심 시설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겨 전망을 가리키며 숙박 인프라 등 주변 기반시설의 구축 현황도 소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2025 APEC 정상회의 주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방문해 주낙영 경주시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현장 투어가 끝난 직후 한동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에서 대단히 중요한 행사가 올 가을에 열리지 않느냐. 그 과정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걱정하는 부분들도 같이 설명하고 그리고 정치가 어떻게 도와야 하는 지를 말하고 싶어서 경주를 오게 됐다"며 "다 떠나서 경주 보기에도 너무 아름답고 좋지 않느냐"고 소회를 밝혔다.


또 "신라 천년 고도인 경주는 앞으로 천 년이 더 지나도 올해 가을에 있을 APEC이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그만큼 중요하단 생각을 갖고 경주시장을 비롯한 지방정부, 국회 APEC 추진위원인 김형동 의원 그리고 중앙정부가 사력을 다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5년 부산 동백섬 APEC 시설도 멋졌지만 그것보다 훨씬 크고 넉넉하고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이 제시할 수 있는 곳이 우리의 자랑 경주 아니겠느냐"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진영과 관계 없이 경주의 APEC 준비를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대화만두'에서 소상공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 사진관에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현장 점검을 마친 뒤 한 후보는 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과 소상공인·관광객들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경주 대화만두에서 소박하게 열린 상인간담회에서는 함께 쫄면과 만두를 나눠 먹었다.


또 경주 특산 전통주와 소상공인이 직접 만든 체리주를 선물 받자 술을 잘 못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한 후보는 "대선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냥 한 잔 해버릴까"라며 농담 섞인 감사 인사를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들른 사진관에서는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관광객 체험에 나섰고, 촬영 후 직접 마음에 드는 사진 네 장을 고르며 민생 속으로 스며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포스텍(포항공대), 유니스트(울산 과학기술대학교), 지스트(광주 과학기술원) 등 5개 이과대학 총학생회가 공동 마련한 '2025 대학생 과학기술 정책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후 포항에서는 포스텍(포항공대), 유니스트(울산 과학기술대학교), 지스트(광주 과학기술원) 등 5개 이과대학 총학생회가 공동 마련한 '2025 대학생 과학기술 정책 포럼'에서 미래 과학계를 이끌어갈 예비 과학자들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한 후보는 윤석열 전 정부에서 이뤄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한 미안함을 솔직히 털어놓는 한편, 박정희 정부의 경제 리더십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는 포부를 함께 밝혔다.


한 후보는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포럼에서 "나는 이 말씀 먼저 드리고 싶다. 지난해 이 정부가 R&D예산을 깎았다. 그때 어떠셨느냐"며 "그걸 막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확실히 막으려 했는데 계엄 사태가 벌어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선 안되는 거였다. 과학자들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다"며 "어떤 발상으로 삭감이 이뤄지고 진행 됐는지는 알 것 같다. 일종의 예산 문제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어 박정희 시대의 경제 개발 정책을 언급하며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바로 경제적 리더십이란 점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경제력 리더십은 지금 블록화 시대에 있어 필요하다"며 "지금 기업들이 국가 대신 싸우게 하지 않느냐. 왜 대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상대해야 하는 거냐"라고 개탄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재벌 회장들과 떡볶이 먹을 게 아니라 기업인들이 할 수 없는 국가권력을 이용한 경제전쟁에서 직접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한동훈 후보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미래성장 2개년 계획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법무부 장관 해보지 않았느냐. 큰 틀에서 지위를 잡고 통섭하고 다른 부서를 연결시키는 것은 선출되는 대통령 뿐이다. 그래서 그것을 제대로 그립잡고 해보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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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배신자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하지..
    2025.04.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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