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트레스] 달러 약세에 엔화 가치 '껑충'…"올 말까지 강세 이어질 듯"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4.23 16:38  수정 2025.04.23 17:52

23일 원·엔 환율 1001.97원 마감…나흘 연속 1000원대

"미국 관세 압력에 불안전성 커져…엔화 선호도 높아져"

"관세 문제 해결 전까진 엔화강세 중장기적으로 이어져"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관세정책의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등하면서 엔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원·엔 환율이 나흘 연속 1000원대를 웃도는 등 엔고 현상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달러화 위상이 휘청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화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관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엔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은 100엔당 1001.97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1013.85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나흘 연속 1000원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800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원·엔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달 초에 접어들면서 1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에서도 엔화 강세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22일 달러당 엔화값은 한 때 139엔대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140엔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4년 9월 이래 7개월 만이다. 상호관세 정책 본격화와 함께 하락한 것이다.


이같은 엔화 강세의 주된 배경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자금이 엔화로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도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18일 "현재 실질금리가 매우 낮다. 경제 전망이 현실화하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7월 3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새로 발행한 1만 엔·5000엔·1000엔권 지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이 미·일 관세협상에서 다뤄질 것이란 관측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오는 24일(현지시간) 미·일 재무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이날 회담에서는 환율 문제가 주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가 불안정하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안전자산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자 상당부분이 엔화로 빠져나간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도 엔화값을 높였다. 관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엔화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달러 약세와 더불어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엔화가 너무 약세였던 만큼, 올해까지는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관세 압력에 따라 불안전성이 커지면서 엔화 선호도가 높아아졌다. 엔화를 달러를 대신할 안전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관세 압박 영향으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엔화 가치 상승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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