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블록버스터 노리는 펙수클루
케이캡 효과에 HK이노엔 영업익↑
모티리톤·스티렌 소화기 치료제 양강 체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국내 제약사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화기 치료제의 선전이다. 대웅제약과 HK이노엔, 동아에스티 등은 소화기 전문의약품(ETC) 판매를 늘리며 본격적인 외형 성장에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HK이노엔, 동아에스티는 모두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대웅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516억원, 영업이익은 38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54.4% 늘었다.
HK이노엔은 올해 1분기 매출 2474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47.0% 증가했다. 동아에스티도 같은 기간 매출 169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각각 20.7%, 853.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소화기 치료제 기반 1분기 ‘호실적’
3사의 공통점은 소화기 전문의약품 판매 호조에 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HK이노엔도 마찬가지로 같은 계열의 ‘케이캡’을 앞세우고 있다. 동아에스티에서는 ‘모티리톤’과 ‘스티렌’이 두각을 드러냈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13년간 자체 기술로 연구개발해 2022년 7월 출시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제제의 단점인 느린 약효, 식이 영향 등을 개선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또 식사 여부와 관계 없이 복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국내외 매출 1020억원을 기록하며 대웅제약의 효자 제품으로 등극했다.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필리핀, 칠레, 멕시코, 에콰도르, 인도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초 펙수클루를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대웅제약은 오는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도 펙수클루와 같은 P-CAB 계열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의 올해 1분기 원외처방실적은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케이캡의 연간 처방실적은 2022년 1321억원에서 2023년 1582억원, 2024년 1969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되고 있다. 케이캡은 국내를 포함 48개국과 기술 수출 또는 완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파라과이 등 3개국에서도 허가가 완료된 상태다. 특히 중국에서는 미란성식도염을 시작으로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 등 세가지 적응증을 확보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주사제 요법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의 글로벌 로열티 수령과 수출 증가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케이캡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15개국에 출시됐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에서는 모티리톤과 스티렌이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모티리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97억원이다. 스티렌도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천연물 의약품 기능성 소화 불량 치료제인 모티리톤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위 배출 지연 개선, 위 순응 장애 개선, 위 팽창 과민 억제 등의 복합 작용으로 기능성 소화 불량증을 개선한다. 멀티 타깃 약물인 모티리톤은 기존 도파민 길항제에 비해 추체외로 부작용(운동장애)이 적고 고령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2011년 출시된 모티리톤은 다음해인 2012년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빠르게 블록버스터 대열에 진입했다. 2013년부터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모티리톤은 2021년 이후 매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위점막 보호제인 스티렌도 동아에스티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약이다. 2002년 12월 출시된 스티렌은 급성 및 만성 위염 등에서 위점막 병변을 개선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스티렌은 출시 이후 2024년까지 누적 매출 9097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다음해부터 100억원을 넘긴 뒤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90억원대의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모티리톤, 스티렌 등 기존 주력 품목인 전문의약품이 꾸준히 성장하며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제일약품과 공동으로 마케팅을 하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도 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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